올해로 우리나라가 완전한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20년이 되었다. 19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되고, 4년 뒤인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이 선출됨으로써 모름지기 완전한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그동안 자치단체마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많은 사업들을 추진해 왔다.

그동안 20년의 성적표는 필자가 굳이 매기지 않더라도 해당 자치단체 지역주민이 점수를 매길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20돌을 맞아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어떻게 나아가야할지에 대한 대안을 미국의 사례를 들어 제시해 보고자 한다.

본 내용은 필자가 2014년도 미국 미주리대학교에서 시행한 지방자치 특별 정책연수 결과 미국의 선진 지방자치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항들이다.

첫째, 미국정부의 모든 행정의 기본틀(공통패러다임)은 민주주의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예측 가능한 시스템 속에서 지속 가능한 행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장관이 바뀌고, 자치단체장이 바뀌어도 큰 틀의 시스템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혼란을 겪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지역의 문화?역사가 헌법을 중심으로 국민 생활 가치관이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셋째, 주정부, 기초정부(기초자치단체)마다 각기 다른 자치권을 갖는데, 그 자치권은 철저하게 지역주민의 의사결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넷째, 정책결정 전에 충분한 지역주민의 의사를 청취하는 즉,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섬김의 정치가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다.

예컨대, 연방정부의 상원의원, 시장 등 리더자가 새로운 정 책을 수립할 때는 수시로 청사 內 의회 회의실 등에서 주민 설명회 등을 갖고 충분한 의견을 나눈다.

이러한 정신은 시청 기구표에서 엿볼 수 있다.

다섯째, 시정부 주요부서 요직은 그 직렬에 맞는 임명직(전문직)으로 구성되어 실질적인 행정을 집행한다.

예컨대, 도시행정은 도시계획전문가, 세정업무는 세무사, 회계업무는 회계사, 홍보업무는 저널리즘 학과출신 등 개방형 직위로 배치하였다.

여섯째, 공무원 조직이 평생직장 개념이 아니고, 전문직종은 주로 개방형 직위로 채워져 있으며, 자치단체장과 임기를 거의 같이한다.

따라서 조직형태가 상?하 개념 보다는 평면조직 개념이면서, 각자 맡은 바 책임을 진다.

상기와 같이 미국의 지방자치 특징을 몇 가지 살펴보면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가 가야할 과제를 몇 가지 질문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첫째, 지방선거로 자치단체장이 바뀌어도 행정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은 형성되어 있는가?

둘째,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얼마만큼의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고 있는지, 그리고 결과에 대해 평가하는 시스템은 구축되어 있는가?

셋째, 담당 공무원이 민주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은 구축되어 있는가?



조재환 / 장흥군의회 사무과장·행정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