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꽃망울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봄이다. 중국발 황사가 제아무리 기승을 부리고 경기가 불황이라고 해도, 어김없이 돌아가는 계절의 변화를 막을 수는 없는 법.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봄꽃 소식에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하지만, 그 봄꽃소식이 들려오기 이전부터 분주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3월 11일 실시하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선거운동을 위해 여념이 없는 후보자들이다. 후보자들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조합원을 만나 악수를 청하거나 전화로 지지를 호소하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선거운동으로 바쁘다.

이렇듯 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우리 지역에서도 후보자들이 저마다 조합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후보자마다 조합의 발전을 책임질 사람은 본인이라고 주장하기에 조합원들로선 어느 후보자를 선택할지 난감하기 마련일 것이다.

조합원들은 기본적으로 각 후보자가 제시한 정책, 인물됨과 능력을 꼼꼼히 살펴서 후회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 후보자가 제시한 정책들이 조합과 조합원을 위해 꼭 필요하며 실현가능한 정책인지, 조합의 청사진을 올바르게 설정했는지, 또 그것을 실천하려는 의지와 능력을 구비한 후보인지 면밀히 따져 선택해야 할 것이다. 후보자의 인격을 가늠하는 도덕성 역시도 선택의 기준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위 기준을 충족하는 후보자를 찾기란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소규모 조합원만 참여하는 조합장선거의 특성상 후보자들의 대부분은 조합원으로 오랜 기간 함께 활동해 왔거나 작목반 및 각종 모임을 통해 이미 서로 알고 있는 사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후보자가 지금까지 조합 또는 지역사회에서 활동해온 궤적들에 관심을 가지고 살피거나 주위 지인들의 자문을 구한다면 후보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활동해 왔는지, 아니면 조합과 지역사회의 공공의 선을 위한 이타적인 삶을 살아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후보자가 살아온 삶의 궤적은 그가 조합장에 당선되었을 때 펼칠 조합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로써 후보자의 선택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후보가 현직 조합장이라면 그 업적 또한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과거 각종 선거를 보면 투표를 하지 않는 주요 이유중의 하나는 “찍을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꼭 들어맞는 후보자는 없다. 다만, 내 기준에 가장 가까운 후보자를 뽑을 뿐이다. 최선이면 가장 좋은 선택이겠지만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투표를 통해 본인의 의사를 밝혀야 한다.

기권은 조합원의 임무를 저버리는 행위인 것이다. 적어도 기권만큼은 안 된다. 자칫 내 한 표가 몇 백, 몇 천 표 중의 하나라 생각하면 가벼이 보기 쉬우나, 결국은 나의 한 표 한 표가 모여 조합의 미래를 책임질 조합장을 선출하는 것이다.

조합장선거 후보자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3월 11일 꼭 투표하러 가자. 그래서 곧 산하에 꽃피울 봄꽃처럼 조합원의 의사를 하나하나 모아 조합의 밝은 미래도 꽃피우게 하자.



김진호 / 전남도선관위 홍보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