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괴물 같은 모습을 선보인 다나카 마사히로(25·라쿠텐 골든이글스)가 만장일치로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블라디미르 발렌틴(29·야쿠르트 스왈로즈)은 양대리그를 통틀어 사상 첫 최하위 팀 소속으로 MVP를 받은 선수가 됐다.
일본야구기구(NPB)는 26일 도쿄에서 프로야구 컨벤션을 열고 프로야구 담당 기자들의 투표로 뽑은 MVP 수상자를 공개했다.
다나카는 투표에 나선 233명에게 모두 1위표를 받아 만장일치로 퍼시픽리그 MVP에 등극했다.
퍼시픽리그에서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한 것은 1959년 스기우라 다다시, 1965년 노무라 가쓰야에 이어 세 번째다. 48년 만에 만장일치 MVP 수상자가 나온 것이다.
다나카는 올 시즌 '괴물' 같은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28경기에 선발로 나서 212이닝을 던진 다나카는 24승을 챙겼고, 패배는 한 번도 기록하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1.27에 불과했다.
일본시리즈에서도 다나카는 6차전에 선발 등판해 160개의 공을 던진 후 바로 다음날 벌어진 7차전에도 마무리투수로 나섰다.
양대리그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도 다나카의 차지였다.
올 시즌 60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괴력을 자랑한 발렌틴은 1위표 200장, 2위표 38장, 3위표 21장 등 총 1135점을 받아 센트럴리그 MVP를 품에 안았다.
올해 야쿠르트는 센트럴리그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발렌틴은 고군분투했다.
발렌틴은 올 시즌 60개의 홈런을 쏘아올려 오 사다하루(1964년)와 터피 로즈(2001년), 알렉스 카브레라(2002년)가 기록했던 일본프로야구 최다 홈런 기록(55개)을 갈아치웠다.
또한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 2003년 세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56개)도 다시 썼다.
발렌틴은 타점도 131개를 쓸어담아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타율(0.303) 부문에서도 2위였고, 출루율(0.455)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시즌을 마친 후 고향인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돌아갔던 발렌틴은 이날 시상식을 위해 27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왔다. 시상식 당일 오전 9시30분께 일본에 도착한 발렌틴은 시상식과 기자회견, 구단 납회식 등에 참석했다.
"MVP는 특별한 상이다. 꼴찌팀에서 선택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렌틴은 "응원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참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우승해 이 상을 다시 받고 싶다. 동기부여가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MVP 상금 300만엔을 포함해 550만엔의 상금을 챙긴 발렌틴은 상금의 절반을 퀴라소 아이들이 야구를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데 쓸 계획이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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