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후계자'로 일컬어지는 김보경(24)이 다른 팀도 아닌 한때 박지성(32·PSV에인트호벤)이 활약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그것도 소속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살려내고 맨유의 리그 4위 진입의 꿈을 산산조각낸 뜻 깊은 골이다. 맨유는 이날 무승부로 승점 21점(6승3무3패)에 그치며 6위에 머물러야 했다.
김보경은 25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맨유와의 2013~14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홈경기에 후반 32분 교체 출전했다.
김보경은 팀이 1-2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에 만들어진 프리킥 찬스에서 절묘한 헤딩 동점골을 터뜨려 2-2 무승부를 만들었다.
카디프시티는 일등공신 김보경의 골 세러모니 사진을 홈페이지 메인과 공식 페이스북 커버에 올리며 격찬했다.
카디프는 "교체선수 김보경이 종료 직전 터뜨린 극적인 동점골로 맨유와 2-2로 비기며 중요한 승점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김보경에 대한 세계 축구계의 관심과 호평도 뜨겁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홈페이지 메인면에 김보경이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하는 사진과 함께 "한국의 미드필더 김보경이 추가 시간에 드라마틱한 동점골로 2-2 무승부를 만들어 맨유의 4위 진입을 막았다"고 대서특필했다.
해외 언론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카디프의 홈인 웨일스 지역 언론인 웨일스 온라인은 "김보경이 막판 동점골로 블루버드(카디프시티 팬 애칭)를 기쁘게 했다"고 전했다.
웨일스 온라인은 앞서 김보경이 첫 결장한 10일 아스톤 빌라전에서 카디프가 0-2로 패한 뒤 "최전방 스트라이커 바로 뒤에서 뛰면서 공간을 창출하고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는 김보경의 능력은 맨유전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던 매체다. 다만 평점은 '베스트11'에게만 주어져 김보경은 받지 못했다.
영국 BBC의 인터넷판은 "교체투입된 김보경이 추가시간에 헤딩으로 드라마틱하게 점수를 올려 카디프시티가 맨유와 2-2 무승부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인터넷판에 골을 넣은 뒤 상의를 벗어든 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김보경의 모습과 머리를 감싸 쥔 채 망연자실해 하는 데이비드 모예스(50) 맨유 감독의 사진을 대비시킨 사진을 함께 게재하면서 '모예스, 점수를 채간 김보경의 막판 헤딩골을 믿지 못하다'는 헤드라인을 달아 김보경의 헤딩골이 가진 의미를 부각했다.
영국의 유로스포츠도 "추가 시간에 놀라운 장면이 연출됐다. 김보경의 헤딩을 맨유의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는 막을 수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유로스포츠는 김보경에게 이날 최고 평점인 '8점'을 줬다. 카디프시티에서는 김보경 외에 선방 쇼를 펼친 골키퍼 데이비드 마샬(28)·김보경의 경쟁자 조던 머치(22)·만회골을 넣은 프레이저 캠벨(26) 등 4명, 맨유에서는 첫 골을 넣은 웨인 루니(28)와 두 번째 골을 넣은 파트리스 에브라(32)가 8점을 받았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도 김보경의 골 세러모니 장면을 메인에 올리며 "김보경의 막판 동점골로 카디프가 맨유와 2-2로 비겼다"고 전했다. 그러나 평점은 교체멤버인 탓인지 7점에 그쳤다. 마샬이 9점을 받아 최고 평점을 기록했고, 주전으로 출전한 머치· 캠벨· 게리 메델(26) 등 3명이 8점을 받았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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