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의 젊은 선수들이 보인 혈기와 활동략이 강원 FC의 전략을 모두 헝클어 놓으며 잔류를 확정짓는 승점 3점을 따냈다.
전남이 23일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3 36라운드 경기서 강원을 꺾고 잔류를 확정지었다. 전남은 전반 44분 터진 임종은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강원을 1-0으로 꺾고 승점 40점(9승 13무 14패)을 확보,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잔류를 확정지었다.
김용갑 강원 감독은 경기 전 “전남의 경기 패턴은 상대하기 편하지 않다. 젊은 선수들이 기동력을 바탕으로 끈질기데 달라붙어 수비를 하고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이 반응이 빠르다”라고 전남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측면을 노림과 동시에 속공을 바르고 정확하게 전개하겠다. 중원을 장악하는 팀이 오늘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하석주 전남 감독은 경기 전 “강원의 카운터 어택에 대비해 공격 시에도 수비수들이 밸런스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더불어 세트피스를 살릴 수 있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승리를 따내 자력으로 잔류를 확정하자고 말했다”라고 이날 경기 구상을 설명했다.
양 팀 모두 상대 전력에 대한 평가가 아주 정확했다. 그러나 미소를 지은 쪽은 전남이었다. 전반부터 전남은 눈에 띄는 활동량을 바탕으로 강한 압박을 펼치며 강원을 몰아붙였다. 그 강도는 김 감독의 전력을 헝클어 놓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강원 선수들은 공격수들부터 시작되는 전남의 끈질긴 압박으로 인해 전후반 내내 편안한 상태에서 볼을 다루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전남 선수들이 보여준 볼에 대한 집중력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후반 44분 골문 앞에서 결정력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도 수비수들이 몸을 날려 슈팅을 막는 등 경기 종료 시점까지 흐트러지지 않았다.
때문에 측면을 파고들면서 속공을 노리겠다는 김 감독의 전략은 거의 실현되지 않았다. 점유율 자체는 강원이 높았으나 강원의 패스는 자주 끊어졌고, 전남의 공격은 강원보다 좋은 완결성을 보였다. 전남이 수비 밸런스를 잘 유지하자 시간이 지나면서 강원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전진했고, 오히려 전남이 속공으로 몇 차례 강원의 수비 뒤 공간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경기를 가른 것은 세트 피스를 활용하겠다는 하 감독의 계획이었다. 하 감독은 지난 대구전서 경기서 코니를 4개월여 만에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시켰는데 이날도 임종은과 함께 중앙 수비라인을 구성해 세트피스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도록 지시했다. 전반 44분 코너킥이 수비를 맞고 나오자 임경현이 볼을 잡아 오른쪽 측면에서 다시 한 번 크로스를 올렸고 임종은이 이를 헤딩으로 연결해 골을 만들었다. 평소와 달리 2m에 가까운 장신 코니가 함께 공격에 가담하자 수비수가 분산됐고, 임종은은 집중 마크를 피할 수 있었다.
전남은 계획한 대로 경기를 전개해 승리를 따냈고, 강원은 헝클어진 계획을 수습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잔류를 건 싸움에서 승리한 전남은 2년 연속 잔류 전쟁에서 승자가 됐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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