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의 한 판을 앞둔 홍명보호가 결전지 두바이에 입성했다.
16일 오후 1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현지시간·한국시간 17일 오전 0시) 러시아와의 평가전이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도착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두바이국제공항까지의 비행거리는 약 7436㎞. 순수 비행시간만 10시간이 걸린다. 중국~몽골을 거쳐 서쪽으로 가로질러 장시간을 날아온 대표팀의 표정에는 긴장과 설렘이 함께 어려 있었다.
손흥민(21·레버쿠젠)을 주축으로 한 90년대 생 젊은 선수들은 해외여행을 앞둔 여느 20대 초반 청년들의 밝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고 선임자 곽태휘(32·알 샤밥)를 비롯해 새로운 주장 이청용(25·볼턴)은 진지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긴 여정에서 오는 피곤함을 내색할 법하지만, 태극전사들의 진지한 태도 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유럽 리그 소속 선수들의 경우 지난 스위스전 때 한국으로 왔다가 러시아전을 위해 두바이로 떠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 꿀맛 같은 휴식을 잠시 반납했다.
두바이 공항을 빠져나온 대표팀은 곧바로 인근에 있는 호텔로 향해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이튿날 오후까지 별도의 훈련 없이 시차 적응 등 컨디션 회복을 위해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았다.
러시아와 19일 일전을 벌일 자벨 스타디움과 대표팀 훈련장은 숙소에서 12㎞ 떨어진 곳에 있다. 차로 20분 거리 내에 있어 이동은 크게 어렵지 않다.
유럽 평가전 2연전 가운데 15일 열린 스위스와의 첫 경기에서 2-1 짜릿한 역전승으로 첫 단추를 잘 끼운 한국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러시아마저 꺾겠다는 각오다.
출국 전 홍명보 감독은 "특히 스위스전은 결과를 얻는 과정이 좋은 경기였다"고 평가하면서 "러시아전 역시 과정이 충실하다면 결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당당히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러시아전은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첫 해외 원정 평가전인 만큼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 올해 마지막 평가전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홈 경기를 통해서 찾을 수 없었던 컨디션 관리와 낯선 환경에서의 적응력 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 대표팀보다 앞서 UAE에 입성한 러시아는 현지 적응 훈련을 마쳐 컨디션 면에서는 한국보다 유리하다. 16일 두바이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한 골씩을 주고받은 끝에 1-1로 비겼다.
러시아는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을 포함해 최근 A매치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는 1-1무승부를 이끌어 낼 만큼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러시아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F조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7승1무2패(승점 22)로 포르투갈(승점 21)을 따돌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는 19위로 한국(56위)보다 37계단 위에 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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