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지난해 쓰지 못한 돈다발을 아낌없이 풀어내며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완승을 거뒀다.
한화는 원 소속구단 협상 마감일인 16일 내부 FA인 이대수(32)와 한상훈(33), 박정진(37)을 모두 붙잡은데 이어 17일에는 FA 시장 최대어로 분류된 정근우(32)와 이용규(28)까지 영입했다.
한화 FA 5명을 붙잡기 위해 투자한 금액만 공식적으로 17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류현진(26·LA다저스)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면서 받은 거액의 포스팅비(273억원)를 주머니에 넣고도 단 한 명의 FA도 영입하지 못했던 한화는 올 시즌 스토브리그에서는 확실하게 'V'를 그렸다.
지난 시즌 신생팀 NC 다이노스에도 뒤져 최하위의 굴욕을 겪은 한화는 내부 FA의 이탈을 단단히 틀어막은 것은 물론, 외부 FA 영입까지 성공해 다음 시즌 반전 드라마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의 FA 성공에는 막강한 자금력과 함께 김응용 감독과 노재덕 단장의 노력도 한몫 햇다.
노 단장은 이대수·한상훈·박정진 등 내부 FA 선수들의 계약 상황이 지지부진하자 협상 전면에 나서 원 소속구단 협상 마지막 날인 16일 모두 사인을 받아냈다.
노 단장은 선수들이 부담스러워했던 옵션을 수정하는 동시에 이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서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상훈과 박정진은 프로데뷔 후 단 한 차례도 독수리 유니폼을 벗지 않은 '한화맨'이다. 그라운드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들이기에 더욱 가치가 크다.
또한 강민호, 장원삼과 함께 'FA 빅4'로 분류된 정근우와 이용규 영입에는 '노장' 김응용(72) 감독까지 움직였다. 김 감독은 이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함께하자"고 제안하면서 단숨에 이들의 마음을 붙잡았다.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인 정근우와 이용규의 가세로 한화는 1·2번 고민을 단숨에 털어낼 수 있게 됐다. 동시에 김태균, 김태완, 최진행 등 장타자들도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근우와 이용규는 2루수와 외야수로서 리그 최정상급 수비를 자랑하기에 한화의 '수비 고민'도 단숨에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류현진이 남긴 거액의 포스팅비를 손에 쥐고도 빈손으로 돌아갔던 한화는 올 시즌 든든한 자금력과 프런트 및 코칭스태프의 정성까지 더해져 'FA 시장'에서 완승을 거뒀다.
가장 따뜻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는 한화의 내년 시즌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