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섭에게 2013시즌은 기회의 해였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내 일찌감치 코칭스태프로부터 합격점을 받았고 시범경기에서도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팀 내 신인 선수 중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 받았다.
그리고 지난 4월 3일 대전에서 한화이글스와의 경기에 프로 데뷔 첫 등판을 했고 6이닝 동안 단 한명의 주자에게도 홈을 허용하지 않은 채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따냈다. 그 날 경기로 인해 주위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그런 탓이었을까. 임준섭은 이후 불안한 제구로 인해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가는 경기가 잦아졌다. 게다가 윤석민이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중간 계투로 보직이 변경되는 등 주변 상황도 만만치 않게 돌아갔다.
시즌 후반 다시 선발진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제구에 불안함을 노출하며 시즌 최종 성적 4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5.23으로 마감했다. 과연 그는 스스로에게 프로데뷔 첫 시즌 점수를 몇 점 주었을까?
다음은 마무리 캠프 훈련에 한창인 임준섭 선수와의 일문일답

▶ 프로데뷔 첫 해를 마쳤다. 스스로에게 몇 점을 줄 수 있겠나?
- 음…한 6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시즌 전에 목표로 했던 것 중 투구 이닝 빼놓고는 그 이상을 이룬 게 하나도 없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이다.

▶ 선발과 불펜, 그리고 다시 선발진에 합류하는 등 변화도 있었다. 적응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 솔직히 말하자면 힘든 부분이 많았다. 확실한 건 아마추어 시절 때 선발과 중간을 던지는 것하고는 천지차이였다.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결코 만만한 게 아니었다.

▶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 일단 선발은 내가 언제 등판할 것이란 게 며칠 전에 예상이 가능해 계획대로 몸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불펜 투수는 언제 등판할 지 모르기 때문에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점이 힘든 것 같다. 그러나 선발 투수는 자신이 등판한 경기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 어느 보직이 편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 2013시즌의 성과점과 보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성과점이라고 한다면 충분히 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재활로 1년을 보내면서 실질적은 프로 첫 해였는데 올해 경험도 쌓았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보완해야할 점이 더 많다. 먼저 제구력이 좋지 않아 상대타자들과 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승부를 했는데 일단 제구력을 보완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고, 구속도 좀 더 끌어올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일본 마무리 캠프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하는 훈련은?
- 올 시즌 초 스프링캠프에서는 부상이 재발할까 걱정 돼 실질적으로 많은 공을 던지지 못했는데 이번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는 최대한 공을 많이 던질 생각이다. 확실히 많은 공을 던져봐야 그 만큼 제구력도 좋아지고 어깨도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최소한 지난 캠프때보다는 2배 이상 공을 더 던질 생각이다.

▶ 2014시즌에는 역할이 더 커질 것 같다. 어떤 활약을 하고 싶은가?
- 지금 상황에서 내가 어떤 보직에서 어떤 활약을 한다는 것은 욕심인 것 같고 감독님께서 정해주신 보직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

▶ 임준섭에게 2013시즌은 OO였다. 그 이유는?
- 나에게 2013시즌은 ‘많은 숙제를 남긴 한 해’였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성과점도 분명 있었지만 그 보다 보완해야 할 점이 더 많은 한 해였기 때문이다. 이 숙제들을 꼭 풀어야만 내년 시즌 스스로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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