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시즌 KIA의 패인 가운데 하나는 허약한 포수력이었다.  올해 개막전 선발포수는 김상훈이었다. 10년 넘게 주전 마스크를 썼던 김상훈의 경험을 믿었다. 주장이었던 차일목은 개막 2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김상훈과 경기를 나눠 출전했다. 투수들의 성향에 따라 두 포수는 번갈아 경기를 맡았지만 주전포수는 차일목이었다.
개막이후 한 달동안 KIA는 선두를 질주했다.  김주찬 효과와 신종길 효과가 이어지면서 타선이 터졌다. 탄탄한 수비력도 선두질주의 동력이었다.  개막부터 KIA 포수진을 약점으로 꼽았는데  개막 초반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시즌이 진행될 수록 팀에 부담이 되었다. 결국 야수들의 줄부상과 투수들의 부진이 겹치면서 상대의 빠른 주자들을 잡지 못하는 포수진의 약점은 도드라졌고 시즌 8위의 성적으로 밀린 이유가 됐다.
2013시즌 도루저지율을 살펴보자. 주전포수 차일목은 75개의 도루를 허용했고 도루를 저지한 것은 17번이었다. 도루저지율 1할8푼3리였다. 김상훈은 도루저지율 1할3푼2리(46번 허용, 7번 저지)에 그쳤다. 두 포수의 도루저지율은 리그 최저 수준이다.  물론 도루 저지율은 순전히 포수만의 책임은 아니다. 투수의 퀵모션과 적절한 견제능력이 곁들여지면 저지율은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두 포수는 기본적으로 송구가 느리고 정확성이 떨어졌다.
선동렬 감독은 결국 시즌 막판부터 이홍구와 백용환 등 두 명의 신예포수를 중용했다. 4강 실패와 함께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미래를 보고 두 포수를 번갈아 기용했다. 무조건 새로운 포수를 키워야 되는 절박감이었다. 수비와 송구, 볼배합, 경기판단 등에서 미숙함이 드러났지만 꾸준히 기용했다. 이홍구는 51경기, 백용환은 26경기에 출전하며 1군 무대를 경험했다.
내년시즌 KIA의 포수진은 이들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지만 누가 2014시즌의 주전포수가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가을마무리 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주목할 점은 이홍구와 백용환의 성장력이다. 이들이 성장세를 보여준다면 포수진은 크게 바뀐다. 이홍구는 강한 어깨을 자랑하고 있고 백용환은 블로킹 등 수비력과 타격감각도 갖고 있다. 
또 하나는 김상훈과 차일목의 명예회복 가능성도 지켜볼 대목이다. 두 포수들은 경험을 갖고 있다. 그대로 밀려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2014 포수진은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두 노장 포수가 분발한다면 팀에게는 윈윈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누가 주전포수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인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