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21·레버쿠젠)이 친정팀 함부르크를 상대로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9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함부르크와의 2013~2014 분데스리가 12라운드에서 선발로 출전해 해트트릭과 도움 1개를 올려 소속팀 레버쿠젠의 5-3 완승을 이끌었다.
그가 과거 프리시즌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적은 있지만 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경기에서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 가운데 해트트릭을 기록한 경우는 설기현이 벨기에 안더레흐트 소속 시절이던 2001년 슈퍼컵에서 세운 것이 처음이었다.
정규리그에서 수립한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손흥민은 전반 9분과 17분·후반 10분에 소나기 골을 퍼부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후반 27분에는 키슬링의 골을 도와 도움도 올렸다. 5-3으로 승기를 잡은 후반 45분에 교체됐다.
손흥민은 지난 9월25일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 2라운드 빌레벨트(2부 리그)와의 경기에서 골맛을 본 후, 약 1개월 반 만에 골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골맛을 본 것은 약 3개월 만으로 더 오래 전이다. 지난 8월11일 프라이부르크와의 개막전에서 터뜨린 골이 올 시즌 리그에서 기록한 유일한 골이었다.
손흥민은 그동안의 아쉬움을 모두 씻어내겠다는 듯 중앙과 좌우 측면을 활발하게 오가면서 맹활약했다. 완벽에 가까운 골 결정력으로 오랜 골 침묵을 뒤로 하고 주위의 우려를 모두 불식시켰다.
지난 11라운드에서 최하위 브라운슈바이크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던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맹활약 속에서 소중한 1승을 챙겼다. 9승1무2패(승점 28)로 3위를 유지했다.
손흥민은 전반 9분 페널티박스 왼쪽 구석 부근에서 강력한 왼발 슛을 때려 선제골을 터뜨렸다.
기선을 제압한지 8분 만인 17분에 손흥민의 발끝에서 또 골이 터졌다. 시드니 샘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하프라인 부근서부터 질주해 골키퍼까지 제치고 왼발 슛을 연결해 함부르크의 골네트를 갈랐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샘의 패스를 받아 질주하는 손흥민의 스피드를 함부르크 수비수들이 따라잡지 못했다. 마지막에는 골키퍼까지 완벽히 속여 손흥민의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레버쿠젠의 흐름이 될 것 같았지만 함부르크도 만만치 않았다.
레버쿠젠은 전반 23분과 후반 4분에 각각 바이스터와 라송가에게 연이어 실점해 2-2 동점을 허용했다.
손흥민이 해결사였다. 손흥민은 2-2로 동점이던 후반 10분에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돼 흐른 공을 오른발로 감아 차 3번째 골로 연결했다.
4번째 골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27분 손흥민이 상대의 패스를 가로채 문전으로 쇄도하는 키슬링에게 연결했고 키슬링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다.
함부르크는 후반 29분에 라송가의 헤딩골로 3-4, 1골 차까지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레버쿠젠은 후반 44분에 터진 카스트로의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함부르크는 손흥민이 2010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뛰었던 친정팀이다.
손흥민은 친정팀에 시위라도 하듯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화끈한 무대를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