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선수 박은선(27·서울시청)의 성별논란과 관련해 소속팀 서울시청이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두 번 다시 재론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서울시청은 7일 오전 11시 서울 중랑구 서울시체육회에서 박은선 관련 기자설명회를 열고 "한 인간의 성별을 확인하자는 주장은 당사자의 인격과 자존감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박은선의 성별논란은 두 번 다시 재론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청은 "박은선이 2004년 위례정보산업고 3학년 재학 시절, 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성별 판정 검사를 이미 받았다"며 "국가대표로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해 여자축구선수로서 전혀 문제없음을 인정받았다"고 했다.
이어 "6개 여자축구단 감독들이 또 다시 박은선의 성별 진단결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박은선을 두 번 죽이자는 것이며 어떠한 경우에라도 지켜져야 할 기본적인 선수 인권을 저버린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다시는 성별 판정논란이 재론돼선 안 된다. 이에 어긋날 시에는 서울시와 서울시체육회는 선수인권 보호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밝혔다.
서울시청을 제외한 6개 구단 감독들이 박은선의 성 정체성에 의심을 갖고 박은선이 계속해서 WK리그에 나설 경우, 내년도 시즌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연맹해 전달한 사실이 지난 5일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시청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해당 구단의 책임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김준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은 "언론 보도 이후 진실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고 하는 시도에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 6개 구단 감독들의 의견을 문서로 정리해 여자축구연맹에 공식적으로 접수까지 한 상황"이라며 공문을 들어보였다.
그는 이어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기관에 정식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의뢰할 것이며 6개 구단 감독들은 사회적 물의의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며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김 사무처장은 "서울시청을 비롯한 모든 구단은 한국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다시는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발표했다.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은 이같은 논란과 관련해 "결국은 팀간 경쟁 때문일 것이다. 구단들의 과욕과 욕심에 의한 것이다"며 "단체로 담합을 하는 구단 이기주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 있어선 안 될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더했다.
중국 측에서 2010년에 제기했던 박은선의 성별 검증에 관해서도 답을 내놨다. 박은선은 2010년 아시안컵을 앞두고 중국 측의 성별검사 요구에 응하지 않고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장면이다.
이에 대해 서 감독은 "중국의 으름장 때문에 빠진 것이 아니다. 팀에서 이탈한 상황이었다"며 "박은선의 과거 시절을 잘 알겠지만 팀 이탈이 잦았다. 잡음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고 했다.
또 "박은선은 천상여자이다. 동료들에게 물어보면 알겠지만 함께 목욕탕도 가고, 자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었다면 단체생활을 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서 감독은 박은선의 안부에 대해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성숙해졌다. 과거였다면 '운동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나왔을 텐데"라며 "운동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자주 전화를 하며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6개 구단이 박은선의 성별검사를 끝까지 요구할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질문에 김 사무처장은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축구협회나 여자축구연맹 측으로부터 박은선의 성별 검사 요청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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