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오키나와 가을훈련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지난 22일 시작된 오키나와 훈련을 현지를 강타한 태풍 때문에 초반 다소 주춤했다. 그러나 태풍이 물러나면서 오키나와 특유의 온화한 날씨를 되찾았고 선수들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5일 훈련-1일 휴식의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오키나와 훈련에 참가한 선수들 모두 같은 마음이겠지만 우완 투수 송은범(29)에게는 더욱 특별하다. 올해 데뷔 이후 가장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던 송은범에게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훈련이기 때문이다. 이번 훈련에는 송은범을 비롯해 양현종, 박경태, 신창호, 박지훈, 고영창, 임준섭, 심동섭, 손동욱, 박성호, 한승혁, 박준표, 이다샘 등 젊은 투수들 위주로 참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송은범이 가장 나이가 많다.
여기에서 가을훈련에 참가한 이유를 읽을 수 있다. 송은범은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냈다. SK에서 개막을 맞이했고 소방수로 나섰다. 6경기에 등판해 3세이브(블론세이브 1개), 방어율 3.86을 기록했다. 그러나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전열에서 이탈했다.  재활군에서 훈련도중 5월 6일 KIA 트레이드를 통보받았다. 우완 사이드암 신승현과 함께 KIA 유니폼을 입었다.
선동렬 감독은 송은범과 신승현에게 허리를 맡겼다. 단점이었던 허리를 보강한다면 선두를 굳게 지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송은범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훈련부족으로 제구력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던지지 못했다. 직구의 구위도 밋밋했다. 결국 중간투수 뿐만 아니라 소방수까지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KIA에서만 35경기에 등판했으나 1승6패2세이브6홀드, 방어율 7.71를 기록했다. 결정적인 블론세이브 2개도 있었다. 후반에는 선발투수로 전환해 4경기를 등판했다. 내년 시즌을 위한 대비였다.  송은범의 부진은 4강 탈락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스스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가장 아쉬운 시즌이었다.
선동렬 감독은 내년 시즌 송은범의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낙점했다. 만일 윤석민이 메이저리그행이 결정짓는다면 그 빈자리를 송은범이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KIA로서는 내년 시즌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윤석민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화두이다. 송은범을 비롯해 양현종과 김진우 뿐만 아니라 부진했던 서재응까지 구위를 회복해야 가능한 일이다. 
송은범의 재기 의지도 강하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모든 훈련을 가장 성실하게 소화하고 있다. 김정수 투수코치는 "성실하게  잘하고 있다"며 "올해 부진이 훈련 부족에 있었던 만큼 알찬 가을을 보낸다면 구위도 달라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과연 내년에는 새로운 송은범을 만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