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거인’ 김신욱이 소속팀 울산현대와 개인의 영광을 모두 거머쥘 수 있을까?
김신욱은 27일 열린 수원삼성과의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에서 후반 19분 결승골을 기록했다. 강한 압박으로 수원의 공격을 차단한 울산은 김영삼이 김신욱에게 패스를 열어줬고, 페널티박스로 접근한 김신욱이 골로 마무리해 2-1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챙긴 울산은 2위 포항에 승점 6점 차로 앞서며 단독 1위로 나섰다. 리그 종료까지 6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울산은 대망의 우승을 넘볼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섰다. 울산은 최근 4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하며 K리그 클래식 팀들 중 가장 좋은 기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상승세의 중심엔 김신욱이 있다. 지난 20일 서울전에서도 김신욱은 2-0 승리에 쐐기를 박는 두번째 골을 터트렸다. 부상에서 돌아온 하피냐와의 호흡이 절묘하다. 김신욱-하피냐 콤비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격 조합이다.
196cm의 키에 의존하는 플레이에서 탈피한 것도 최근 김신욱의 플레이에서 돋보이는 점이다. 연이은 국가대표 탈락에 자극을 받은 듯 김신욱은 머리가 아닌 발로 해결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그 사이 득점은 꾸준히 늘어 현재 17골로 득점 선두 페드로(제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경기 출전수가 페드로보다 2경기 많아 골 수는 같지만 2위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김신욱이 페드로와의 경쟁에서도 이길 전망이다. 3위 케빈(14골)과도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김신욱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데뷔 시즌인 2009년 리그 7골을 시작으로 2010년 7골, 2011년 8골, 2012년 13골로 매년 증가 추세다. 올 시즌은 이미 지난 시즌 기록을 훨씬 뛰어넘은 상태다. 생애 첫 득점왕 가능성도 높다. 데얀과 이동국이 부진과 부상으로 각각 득점왕 경쟁에서 이탈한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것은 김신욱이다.
울산이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면 자연스럽게 MVP도 김신욱으로 몰리게 된다. 지난 1999년(안정환)과 2010년(김은중)을 제외하면 MVP는 우승팀에서 나오는 것이 일종의 관례다. 그렇게 되면 김신욱은 우승, 득점왕, MVP의 시즌 개인 3관왕을 달성하게 된다.
주어진 신체 조건을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넘으려고 노력하는 김신욱의 땀과 노력은 서서히 빛을 발휘하고 있다. 시즌이 끝난 뒤 그의 땀은 큰 보상으로 돌아올 분위기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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