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8위에 그쳤지만 소득이 없지는 않았다. 외야수 신종길은 KIA가 2013시즌 최고의 수확물이라고 당당히 밝혀도 부족함이 없는 선수이다.  프로데뷔 10년만에 드디어 기나긴 무명의 터널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했다. 이제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귀중한 자원이 되었다.
신종길의 개막은 불안했다. FA 외야수로 영입한 김주찬이 든든히 버티고 있었다. 더욱이 김주찬은 개막과 동시에 공수주에서 펄펄 날면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예비 FA생 이용규도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김원섭, 김상현에 이어 지명타자 나지완도 외야자원이었다.
넥센과의 광주 개막 2경기 모두 선발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래도 개막 2차전에서는 1안타와 2타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그래도 비집고 들어갈 자리를 좁았다. 아주 우연하게 기회가 왔다. 김주찬이 개막 네번재 경기인 4월 3일 대전 한화경기에서 상대투수가 던진 볼에 왼손목 골절상을 입었다.
4일 경기부터 2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신종길은 5타수 4안타 6타점을 쓸어담으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강인한 선발 신고식을 마친 신종길의 상승세를 무서웠다.  4월 한 달동안 3할7푼1리, 7도루, 10득점, 12타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5월 15일 오른쪽 햄스트링을 일으켜 한 달동안 이탈했다.
한 달만에 돌아왔지만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6월에는 3할8푼5리에 이어 7월에도 3할5푼3리의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하자 타격감이 흐트러졌다.  8월 2할7푼, 9월 2할7푼2리로 주춤했다. 그러나 104경기에서 427타석 377타수 117안타 타율 3할1푼, 4홈런, 50타점, 55득점, 29도루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데뷔 이후 모든 것이 최고기록이었다. 특히 첫 규정타석을 소화하며 첫 3할타율을 기록했고 타격 11위에 랭크됐다. 도루도 6위에 기록하며 10걸안에 이름을 넣었다. 지난 2002년 롯데 입단 이후 한화를 거쳐 KIA로 이적한 이래 최고의 성적표였다. 이제는 확실한 주전외야수이자 주전타자로 성장했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성장선수가 되었다.
신종길의 성장의 배경은 타격과 도루능력에 있다. 몸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취약했으나 이제는 선구안이 좋아졌다. 특유의 빠른 스윙이 더해지면서 안타생산률이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도 좋아졌다. 특히 도루센스가 좋아지면서 팀의 기동력의 한 축을 맡는 존재감도 보였다.
다만 수비력에서는 폭넓은 수비범위에 비해 타구판단과 포구능력을 키워야 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을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부지런히 다듬는다면 완전무결한 외야수 겸 주전타자로 거듭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작년에는 내년의 주전 외야수 겸 주전타자 신종길.  이제 이런 표현에 이의를 다는 이는 없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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