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축구' 브라질이 홍명보호에 한 수 가르쳤다.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65)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네이마르와 오스카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국제축구연맹 랭킹 8위인 브라질은 58위인 한국을 상대로 세계 최강팀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브라질은 지난 2002년 11월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 3-2 승리 이후 11년 만에 다시 패배를 안겼다.
이로써 한국과의 역대 전적 우위를 4승1패로 늘렸다. 지난 1999년 3월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한국에 0-1로 패했던 굴욕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브라질은 1999년 한국전 패배 이후 14년 동안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A매치 2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브라질은 친선경기였음에도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며 전력을 다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조(아틀레티코 미네이루)를 투입했고, 좌우 측면에 네이마르(바르셀로나)와 헐크(제니트)를 배치해 홍명보호 수비의 허점을 공략했다.
지난 5월 바르셀로나(스페인)에 입단할 당시 어마어마한 이적료 5700만 유로(약 870억원)를 기록했던 네이마르가 자신의 이름 값을 톡톡히 해냈다.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수행했다. 유려한 드리블과 정확한 패스로 한국 수비진을 혼란에 빠뜨렸고, 직접 해결사로 나서 골까지 넣었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한국영(쇼난 벨마레), 이청용(볼턴) 등과 수 차례 격돌하며 신경전을 벌였던 네이마르는 전반 44분 프리킥 결승골로 응수했다. 페널티 아크 왼쪽 부근에서 수비벽 위를 살짝 넘기는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의 오른쪽 골망을 정확히 갈랐다.
김진수(니가타), 이용(울산), 김영권(광저우),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이용(울산)으로 구성된 홍명보호의 수비진은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점을 노출하며 향후 숙제를 남겼다.
네이마르의 프리킥 골은 어쩔 수 없었지만 후반 4분에 오스카에게 허용한 추가골은 수비진의 실수였다. 중원에서 한 번에 넘어온 스루패스를 차단하지 못했고, 뒷공간을 쉽게 내줬다.
브라질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오스카(첼시), 중앙 미드필더로 구스타보(볼프스부르크)와 파울리뉴(토트넘)를 기용해 중원을 장악했다.
기성용과 한국영이 '더블볼란치'로 나선 홍명보호는 볼 점유율에서 크게 밀리며 주도권을 빼앗겼다. 중원에서 뻗어나가는 번뜩이는 패스도 거의 없었다.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 다비드 루이스(첼시), 단테(바이에른 뮌헨), 다니 알베스(바르셀로나) 등 초호화 수비진 앞에서 홍명보호의 골잡이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마르셀루와 알베스는 측면 수비수였음에도 수시로 공격에 가담해 한국 수비진을 위협했다. 특히 알베스는 중앙으로 드리블 돌파해 강력한 슈팅을 날리는 등 득점 본능도 과시했다.
루이스는 189cm의 장신을 활용해 지동원(선더랜드) 등과의 공중볼 다툼에서 우위를 보이며 철벽 수비를 자랑했다.
브라질은 최근 FIFA랭킹이 역대 최저인 22위까지 떨어지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스콜라리 감독 체제에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
지난 7월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스페인(FIFA랭킹 1위)을 3-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산뜻한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달 평가전에서 호주(6-0)·포르투갈(3-1)을 제압했던 브라질은 한국전 승리로 최근 11차례의 A매치에서 9승1무1패(30득점·7실점)를 거두며 위용을 과시했다.
독일 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켓'에 따르면 브라질대표팀 선수들의 몸값 총액은 4억400만 유로(약 5856억원)에 이른다.
네이마르의 한 명 몸 값에도 못 미치는 홍명보호는 분전했지만 세계 최강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