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총액이 5856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스타 군단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한국과의 총력전을 예고했다.
지난 9일 오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는 '삼바 리듬'이 물결쳤다.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65)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대표팀이 한국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첫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브라질 축구의 떠오르는 샛별 네이마르(바르셀로나)를 비롯해 헐크(제니트)·다니엘 알베스(바르셀로나)·다비드 루이스·오스카(이상 첼시) 등 세계 최고의 스타들은 수 많은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1시간 가량 땀을 뺐다.
독일 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켓'에 따르면 브라질대표팀 선수들의 몸값 총액은 4억400만 유로(약 5856억원)에 이른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만큼 몸을 사릴 법도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들에게는 훈련도 실전이나 다름없었다. 훈련전 유쾌한 표정으로 이야기 꽃을 피우던 선수들은 훈련에 돌입하자 진지한 자세로 훈련에 임했다.
훈련은 평범했다. 그러나 이들의 몸놀림은 범상치 않았다. 화려한 개인기는 자주 나오지 않았지만 공이 발에 붙은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섬세한 볼터치와 정확한 원터치 패스로 클래스를 입증했다.
훈련장에서 만난 브라질 방송국 'SporTV'의 마우로 나베스 기자(53)는 "브라질대표팀에는 월드컵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들도 있다. 이들은 스콜라리 감독에게 잘 보여야 한다. 훈련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한국을 상대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브라질은 오는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통산 5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브라질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이 8위로 한국(58위)보다 50계단 위에 있는 세계적인 강호다. 역대전적에서도 3승1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에 당한 유일한 패배는 1999년 3월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평가전이다. 당시 한국의 공격수 김도훈(現 강원FC 코치)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다.
브라질은 지난 2002년 11월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3-2 승리) 이후 11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브라질은 최근 FIFA랭킹이 역대 최저인 22위까지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지난 7월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스페인(FIFA랭킹 1위)을 3-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아울러 지난달 평가전에서 호주(6-0)·포르투갈(3-1)을 제압하는 등 최근 10차례 A매치에서 8승1무1패(28득점·7실점)를 거두며 변함없는 위용을 과시했다.
1974년 독일월드컵부터 활약해온 브라질의 유명 캐스터 갈바우 부에누(62)는 "최근 브라질이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점점 좋아지고 있다. 브라질은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전에서 한국이 경계해야 할 대상 1호는 단연 네이마르다.
2010년 18세의 어린 나이로 대표팀에 데뷔한 네이마르는 현재까지 42경기에 출전해 26골·18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이적료 5700만 유로(약 870억원)에 FC바르셀로나(스페인)로 입단했다.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남미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네이마르는 올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골든볼(MVP)을 수상하며 내년 월드컵에서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부에누 캐스터는 "내년 월드컵의 주인공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아닌 네이마르가 될 것이다"며 자국 선수를 향해 엄지를 세웠다.
브라질대표팀은 2002년 한일월드컵 우승을 지휘한 스콜라리 감독이 이끌고 있으며 1994년 미국월드컵 우승을 지휘한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70)가 기술고문을 맡고 있다.
브라질은 1930년 월드컵 초대 대회부터 내년 월드컵까지 모두 출전하는 전 세계 유일의 팀이다. 내년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우승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브라질은 월드컵 개최국 자격으로 예선을 거치지 않았다. 실전 무대 경험을 쌓기 위해서라도 평가전을 허투루 치를 수 없다.
미드필더 오스카(첼시)와 루이스 구스타보(볼프스부르크)도 이번 평가전에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일 것을 약속했다.
오스카는 "한국에 처음 오게 돼 기쁘다.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다"고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은 축구를 잘한다. 올림픽에서 한 번 만났는데 매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이번에도 한국을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구자철(24)과 볼프스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으면서 선의의 포지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구스타보는 "모든 경기에 항상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이번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구자철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회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은 물론 나 자신도 실험할 수 있다. 브라질이 축구에 얼마나 미친 나라인지 보여주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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