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이 KIA 타이거즈의 첫 지휘봉을 잡은 2012시즌은 실망스러운 한해였다면 2013시즌은 치욕스러운 한해였다.
성적은 8위로 간신히 꼴찌를 면했지만 신생팀 NC에게도 뒤지는 치욕을 당했다. 특히 후반기 들어서는 58경기에서 15승 42패 1무 승률 2할5푼9리로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게임 내용이 더 문제였다. 프로팀으로서는 보여줄 수 없는 졸전을 펼친 경기가 한두 번이 아니다. 타력에서는 무사 혹은 1사 득점 기회를 놓치는 것이 다반사였고 수비에서는 평범한 플라이를 놓치거나 평범한 땅볼을 병살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등 공수에서 프로답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2011년 플레이오프에서 맥없이 진 뒤 영입된 선동열 감독은 KIA 팬들의 열렬한 환영과 기대를 한몸에 받았으나 두 시즌을 치른 뒤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성적이 후퇴했으며 경기력까지 퇴보했다.
선동열 감독이 사령탑으로 오기 전 KIA는 2011시즌 133경기에서 70승 63패 승률 5할2푼6리로 4위를 기록했다. 선동열 감독 첫 해였던 2012시즌은 133경기에서 62승 65패 6무 승률 4할4푼8리로 5위로 떨어졌다. 두 번째 시즌인 2013시즌은 128경기에서 51승 74패 3무 4할8리로 8위.
3년 동안 팀 타율은 2할6푼9리(3위), 2할5푼6리(6위), 2할6푼1리(6위), 평균자책점은 4.10(3위), 3.90(6위), 5.12(8위). 기록으로 봐도 선동열 감독의 2년은 개선된 것이 없었다.
특히 국보급 투수로 허약한 마운드, 특히 구원과 마무리 투수 조련에 기대가 모아졌지만 올 시즌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 시즌 최강으로 평가받았던 선발진도 무너졌고 구원과 마무리 모두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최강 선발진이었지만 올 시즌 10승 투수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선동열 감독은 KIA의 지휘봉을 잡은 뒤 "결코 포기하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으나 올 시즌 특히 후반기에는 쉽게 포기하는 팀, 이기고 있어도 불안한 팀으로 전락했다. 선수들의 능력은 물론이려니와 정신력도 프로로 인정받기 어려운 실정.
KIA 타이거즈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이순철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치진에 대해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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