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삼바군단’ 브라질과 아프리카 강호 말리와의 평가전에 나설 25명의 대표팀 엔트리를 확정, 발표했다. 지난 9월 아이티·크로아티아 평가전 엔트리와 큰 차이는 없지만 몇몇 포지션에 새 얼굴이 들어왔다. 세계 정상의 브라질을 상대할 홍명보호 4기에는 눈여겨 볼 포지션과 선수들이 꽤 있다.

■홍명보 부름받은 기성용 대표팀 경기력은

가장 큰 관심은 홍명보호에 첫 승선한 기성용(선덜랜드)이 그라운드에서도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지 여부다. 대표팀은 지난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중원에서 크게 밀리고 경기 운영에서도 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홍 감독과 축구팬들은 기성용이 대표팀 미드필드진의 부족한 세밀함과 창의성을 되살려줄 ‘키’가 되길 바라고 있다.
올시즌 들어 스완지시티에서 주전 경쟁에 밀려 경기에 제대로 출장하지 못했던 기성용은 선덜랜드로 임대된 뒤 경기력을 조금씩 회복해가고 있다. 최근 4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며 경기 감각도 많이 돌아왔다. 30일 리버풀전에서는 전매특허인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골을 유도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아직은 활동량과 패스의 날카로움은 지난시즌 가장 좋았던 때보다는 다소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의 적극적이고 악착같은 플레이도 되살려야 한다.
홍명보 감독도 “지난 경기에서 미드필더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됐는데 기성용이 그동안 해왔던 포지션인 만큼 지난 일을 사죄하는 마음이 있다면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면서 “경기장에서 자기의 가치를 보여야 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진한 원톱 해결사 이번엔 다를까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전에 나설 공격수로 지난 아이티·크로아티아전에서 뛰었던 구자철(볼프스부르크)·지동원(선덜랜드)·이근호(상주)를 그대로 중용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제대로 골맛을 본 원톱은 사실상 이근호(페널티킥 1골 포함 2골)가 유일하다. 구자철이 1골을 터트렸지만 페널티킥 상황이었다.
원톱 부재를 숙제로 안고 있는 홍 감독은 지난 크로아티아전에서 뛰었던 이들 세 명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A매치 경험이 풍부하고 현재 가동할 수 있는 최상의 공격수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셋 모두 최근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의문이다.
이근호는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꾸준히 뛰고 있지만 최근 컨디션이 떨어져 주춤한 상태다. 구자철은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위주로 뛰고 있어 원톱 전환을 여전히 힘들어하고 있다. 지동원은 소속팀에서 제대로 뛰지 못했고 경기력 또한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3명 뽑은 왼쪽 풀백 걱정 가득

홍명보 감독은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왼쪽 풀백 자원을 이례적으로 3명을 뽑았다. 지난 3기에 뽑혔던 윤석영(QPR)·박주호(마인츠)를 중용하고, 지난 8월 동아시안컵 1기에 뽑혔던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를 다시 불렀다. 그만큼 왼쪽 측면이 미덥지 못하기 때문이다. 윤석영은 실전감각 저하가 현저히 드러났고, 박주호도 분데스리가로 이적해 꾸준히 출전하고는 있지만 눈에 띌 만한 플레이는 보이지 못했다. 이 때문에 홍 감독은 1기에서 강한 인상을 주었던 김진수를 다시 불렀다. 이영표 은퇴 이후 공수를 겸비한 똘똘한 왼쪽 측면 풀백 자원을 찾지 못한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전까지 적임자를 찾는 테스트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평가전 2연전은 무주공산인 왼쪽 풀백 자원의 우위를 가려볼 수 있는 시험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