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10승 투수 없이 시즌을 마친다면, 우리 팀이 더 낮게 평가될 것 같다."
KIA 양현종이 자존심 회복을 위해 나선다. 개인 목표뿐 아니라 초라한 팀 성적까지 고려했다.
KIA는 28일까지 50승 70패 3무 승률 4할1푼7리로 NC와 공동 7위에 올라있다. 시즌 초반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점점 성적이 떨어져 7위까지 내려앉았다. 아직 10승 투수가 없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양현종과 김진우, 소사가 9승에 머물러 있다. 올 시즌 두 자릿수 승리 투수가 없는 구단은 KIA와 한화뿐이다.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양현종과 김진우는 각각 옆구리, 어깨 부상 때문에 재활군으로 내려갔다가 시즌 막판 복귀했다.
그러나 10승 달성은 여전히 쉽지 않다. 양현종은 복귀전이던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3이닝 4실점을 기록한 뒤 27일 문학 SK전에서 8이닝 1실점 호투로 부활을 알렸다. 선동열 감독도 "9승을 올렸던 전반기 모습이 보였다"고 후한 점수를 매겼다. 그러나 타선이 터지지 않아 양현종의 승리가 불발됐다.
양현종에게는 특별한 등판이었다. 양현종은 전반기에 9승 1패 평균자책점 2.30을 올리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스스로 "(16승을 올렸던) 2010년보다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후반기 성적은 2패 평균자책점 7.56으로 뚝 떨어졌다. 전반기 에이스였던 양현종은 "내가 안 아팠다면 팀 성적도 이렇게까지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팀과 동료, 팬들에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최소한 세 자릿수 이닝은 채우자고 마음먹었다. 그래야 내년에 발전이 있지 않을까. 또 마지막 경기를 아쉽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양현종은 8월 13일 문학 SK전에서 2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뒤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그는 "이대로 시즌이 끝나면 내년에 자신감이 떨어질 것 같았다. 꼭 다시 등판해 성적을 만회하겠다는 생각으로 재활을 했다"고 전했다.
양현종은 올 시즌 98.2이닝을 소화해 목표인 세 자릿수 이닝에 1.1이닝만 남겨두고 있다. "승리는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이닝은 내가 잘 던지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타자를 이기면 된다. 100이닝은 나와의 약속이었다."
다음 등판조차 확실하지 않지만, 10승은 팀을 위해서라도 꼭 달성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우리 팀에 아직 10승 투수가 없다. 그 생각을 하니 자극이 되더라. 만약 10승 투수 없이 시즌을 마친다면 우리 팀이 더 낮게 평가될 것 같다. 내가 아니어도 좋다. (김)진우형이나 소사가 10승을 해준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