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21·한체대)이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하고 오겠다고 당당히 출사표를 던졌다.
양학선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벨기에 엔트워프에서 열리는 제44회 세계체조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2명의 체조대표팀과 함께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지난 2011년 도쿄세계선수권 도마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양학선은 이번 대회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지금 컨디션은 꾸준히 올리고 있는 상태다. 현지에 가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다. 이번에 세계대회 2연패 역사를 쓰고 오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자신감의 원천은 양학선이 새로 선보일 신기술에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양학선의 대회 2연패 여부와 함께 새로 선보일 신기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선보였던 양1(도마를 정면으로 짚은 뒤 세바퀴 회전)과 스카하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바퀴 회전)을 뛰어넘는 새 기술을 익혀왔다. 양학선은 스스로 '양2'라고 이름 붙인 신기술을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처음 공개한다.
출국을 하루 앞둔 23일 최종 평가전에서 양학선의 '비기'는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영삼(47) 대표팀 감독은 "북한의 리세광이 최고점수인 6.4점짜리 기술을 두 개 갖고 있다. 하지만 양학선도 이번에 신기술을 발표하는데 무난히 6.4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양학선은 "컨디션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주변에서 긴장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니 컨디션이 조금 올라왔던 것 같다. 본 경기 때도 아마 그런 기분이 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기에서는 더욱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강력한 라이벌로는 북한의 리세광(28)이 꼽힌다. 리세광은 지난해 10월 2년 간의 국제대회 출전 정지가 풀린 뒤 이번 세계선수권에 모습을 드러낸다.
라이벌 구도 형성에 대해 양학선은 "리세광은 머리 속에 넣어두고 있지 않다. 제 기술에만 충실하면 성적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감독은 "같은 난이도 기술에서 경쟁할 때는 양학선이 훨씬 유리하다. 양학선은 착지를 워낙 깔끔하게 하고 기술 성공확률이 리세광보다 좋기 때문에 우리는 당연히 양학선이 우승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연습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허리, 발목, 어깨 통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양학선은 "몸이 안 좋다보니 나가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출국할 때는 빨리 나가서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하면 잘 하고 올 수 있을까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부담감에 대해서 그는 "연습 때는 안되더라도 경기 때는 된다는 것을 믿고 자신감을 찾겠다. 안된다고 해서 처져 있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하겠다. 올림픽 때 금메달을 땄던 것처럼 당당히 나가서 당당히 기술을 구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 기술이 심사위원한테 예상했던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양학선은 "최고점수가 6.4점인데 제 기술인 스카하라 트리플은 6.0점이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면 6.4점은 무난히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주 감독은 "양학선은 한국체조를 두 어깨로 짊어지고 있다는 부담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양학선은 승부욕도 있고 어려운 속에서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당연히 1등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