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KIA 타이거즈, 성적도 성적이지만 경기 내용이 프로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이처럼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KIA 타이거즈가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 선동열 감독
2년전 선동열 감독이 KIA 팬들의 열렬한 환영속에 KIA 감독에 취임했을 때 가장 강조했던 점이 "지고 있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2년 후 선동열 감독의 KIA 타이거즈는 초반에 점수가 벌어지면 감히 쫓아가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처럼 무기력하며 초반에 3~4점을 뽑아줘도 후반기에 뒤집히는 허약한 팀이 됐다. 선 감독의 공언과는 한참 멀어져 있다.
선동열 감독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은 투수력 강화였다. 국보급 투수 출신으로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급 마무리도 경험했던 선 감독에게 마무리와 중간투수들을 갖춰주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KIA의 팀 방어율은 5.14로 전체 8위, 마무리 부재에 중간투수들은 물론 선발투수들도 무너졌다.
요즘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두드러지게 느낄 수 있는 것이 모래알 같은 조직력. KIA가 후반기 꼴찌로 추락한 이유는 우연이 아니라 경기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모래알 조직력에 선동열 감독이 책임을 피해갈수는 없을 것 같다.
◈ 무기력한 선수들
KIA의 선수들에게 호랑이로서의 강인함을 찾아보기 어렵다. 노장급 선수들은 성의없는 플레이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거나 부상으로 개점휴업 상태다.
2군에서 올라온 신진 선수들은 경기력이 형편없다. 타력은 물론 수비력과 투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외야쪽 담장 맞추는 타구를 날리고도 1루까지 밖에 가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걸음이 느린점도 있지만 성의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평범한 1루 뜬 공을 놓치는가 하면 평범한 땅볼도 병살유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후반기 KIA 선수들의 현주소다. 후반기에 KIA에는 신종길만 보이고 가끔 나지완이 얼굴을 내밀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경기장에서 팀을 이끌어갈 리더가 없다. 보이지는 않지만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고참급 선수의 영향력은 어쩌면 감독의 역할보다 더 클수 있다. KIA에는 그런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감독을 데려다 놔도 감독이 경기를 할수 없는 법. 결국 경기는 선수들이 할수 밖에 없는데 KIIA의 추락은 정신력이나 능력면에서 무기력한 선수들의 자업자득으로 보인다.
◈ 프런트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최고의 자유계약선수(FA) 김주찬을 4년동안 50억에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김주찬은 기대대로 시즌초반 펄펄 날았다. 덩달아 KIA의 성적도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김주찬이 부상하면서 성적도 함께 떨어지지 시작했다. 어쨌든 김주찬을 영입한 프런트의 활약은 성공적이었다.
KIA와 SK는 시즌초 김상현과 진해수, 송은범과 신승현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트레이드 당시의 기대는 KIA와 SK의 윈윈. 그러나 기대에 그쳤다.
선동열 감독은 시즌초 마무리였던 외국인투수 앤서니가 불을 지르기 시작하자 앤서니를 퇴출시키기로 했다. 앤서니 대체 선수로 데려온 투수가 왼손 빌로우는 8경기에 나서 3승 2패 방어율 3.29로 평범한 투수임을 증명하고 있다. 주자가 없을때는 공의 움직임이 예리하지만 주자만 나가면 밋밋해지는 경향을 보여줬다.
올해 KIA 프런트의 역할은 초반 대활약에서 후반으로 가면서 실패를 경험했다. 팀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지만 김조호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의 역할은 극히 제한적인 것이 한국프로야구와 KIA의 현실.
후반기 들어 성적이 급락하면서 갓 프로세계에 뛰어든 NC에게 7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KIA. 시즌이 끝나면 어떤 조치가 내려질지 알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물론 시즌 중에 책임을 지울 수는 없는 어려움도 있다. 성질 급한 조지 스타인브레너 전 뉴욕양키즈 단장 같으면 여러 사람이 자리보전 못 했을지 모른다.
호남신문 기자ihonam@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