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21일 대전 SK전서 패하며 최하위가 확정됐다. 신생팀 NC에도 밀리며 결국 꼴찌 수모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
전반기의 부진이 가장 뼈아픈 치명타였다. 개막 최다 연패 기록인 13연패를 당하며 휘청이더니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최근 들어서는 나름 팀이 정비되며 가끔씩 매운 고춧가루 부대 역할도 해내고 있지만 전반기의 한화는 절망 그 자체였다.
당시 한화는 “리그의 전반적인 질을 떨어트린다”거나 “한화 때문에 승률 인플레가 생긴다”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당사자인 한화는 이제 그 정도 수준은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제 다른 팀이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의 명가 KIA 타이거즈가 주인공이다.
KIA는 후반기서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전반기의 한화에 미치지 못하다는 대목에서는 ‘충격’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다. 애초에 최악의 전력으로 평가받던 한화와는 출발부터 다른 팀이었기 때문이다.
한화는 전반기를 22승1무51패로 겨우 3할 승률에 턱걸이 하며 마쳤다. 계속 2할대 승률에 허덕이다 막판에 나름 힘을 내며 3할 승률을 넘어설 수 있었다.
반면 KIA는 후반기서 2할5푼5리라는 최악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21일 잠실 두산전서 돌아온 좌완 에이스 양현종을 투입하고도 역전패하며 승률이 더 떨어졌다. 승률만 놓고 보면 프로 팀의 기준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후반기인 셈이다.
전반기서 한화가 들었던 비아냥도 고스란히 KIA의 몫이 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제대로 된 라인업을 짜기 힘들다. 게다가 그들의 뒤를 이을만한 이렇다 할 유망주 조차 찾아보기 힘든 것이 KIA의 아픈 현실이다.
잘 나가는 팀에게는 모조리 고개를 떨구고 있는 것도 KIA의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되고 있다. 상위권 팀들에게 극악의 성적을 낸 시즌으로 아프게 기억될 수 밖에 없다.
삼성전서는 8월까지 무려 11연패를 당했고 LG와 넥센에도 모두 상대 전적이 뒤져 있다. 넥센전서는 겨우 우위를 지켜왔지만 최근 3연패하며 이마저도 뒤집혔다.
두산을 상대로는 제2의 삼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21일 경기까지 내주며 최근 8연패. 두산이 힘겨운 고비를 맞을 때 마다 승리를 안겨주며 선두권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보약이 되고 있다. 그만큼 수모의 크기도 클 수 밖에 없다.
이미 하위권으로 쳐져버린 KIA는 지금 당장의 1승이 급한 팀은 아니다. 하지만 자존심과 미래를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과연 KIA가 남은 경기서 ‘희망’만은 찾아낼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