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스부르크와 레버쿠젠은 모두 자존심이 센 팀이다. (손)흥민이와 맞붙게 된다면 더 악착같이 뛰겠다."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은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독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손흥민(21·레버쿠젠)과의 '코리안 더비'에 대한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6일 아이티, 10일 크로아티아와의 A대표팀 평가전에 출전했던 구자철은 이날 독일로 떠난 뒤 다가오는 주말 곧바로 소속팀 정규리그 경기를 소화한다.
첫 상대는 손흥민이 소속돼 있는 레버쿠젠(14일 오후 10시30분)이다. 만약 구자철과 손흥민이 모두 출전기회를 얻는다면 또 한 번의 분데스리가 코리안더비가 탄생한다.
구자철은 "서로 팀을 옮긴 뒤 처음 맞붙게 됐다"며 "우리도 그렇고 레버쿠젠도 그렇고 서로 상당히 자존심이 센 팀들이다. 만약 내가 경기에 나서게 된다면 평소보다 더 악착같이 뛰어서 반드시 승리를 따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K리그 제주유나이티드에서 뛰던 홍정호(24)가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해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는 총 4명의 한국 선수가 활약하게 됐다.
구자철은 이에 대해 "그동안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독일에 진출하기를 바랐다"며 "이제 나를 포함해 4명(구자철·손흥민·박주호·홍정호)이나 분데스리가에서 뛰게 됐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돼 주며 멋진 시즌을 보냈으면 좋겠다.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처음 유럽 무대를 경험하게 된 홍정호에 대해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큰 기대를 갖고 (홍)정호를 영입한 것으로 안다. 그만큼 좋은 선수이고 정호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오래전부터 유럽 진출을 원해왔던 만큼 누구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 나도 그랬지만 유럽에서 직접 뛰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이 많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배우게 될 것이다. 잘 적응하기 바란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011년부터 독일 생활을 시작한 구자철은 "이제 독일에 온 지 3년이 다 됐다. 여전히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할 시기"라며 "독일에서 많은 것들을 배운 뒤 더 큰 꿈을 이루고 싶다. 최선을 다해 내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구자철을 비롯한 유럽파들은 지난 아이티-크로아티아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구자철은 "예전의 대표팀과 비교해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본다. 호흡을 맞추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나 역시 적응이 필요한 시기다. 팀이 어떻게 경기를 운영하고 어떤 식으로 전술을 꾸려 나가는지 잘 몰랐는데 이번에 대표팀에 들어와 많이 배웠다"고 홍명보호에 처음 승선한 소감을 전했다.
대표팀 소집 후 구자철은 가장 많은 포지션 변화를 겪어야 했다. 아이티전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구자철은 "잦은 포지션 변경으로 인해 다소 혼란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며 "소속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지만 사실 나는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2~3년 동안 맡아왔다. 아직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가 편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다음달 12일 서울에서 브라질과 평가전을 갖는다.
세계최강 '삼바축구'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구자철은 "브라질전 이전까지는 한 달 가량 소속팀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일단은 리그 경기에 집중을 하겠다"며 "항상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게 궁극적으로는 대표팀을 위한 최고의 준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구자철은 이번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박주영(28·아스날)에 대해 "(박)주영이 형과는 좋은 추억이 많다. 그 누구보다 경험이 많고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대표팀 발탁을 원한다면)남은 시간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주영이형이 대표팀에 다시 승선해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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