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합류 후 치른 첫 경기에서 아이티를 격파(4-1 승)한 홍명보호가 이번에는 유럽 강호 크로아티아와 만난다.
'옥석'을 가리기 위해 실험을 거듭하고 있는 홍명보(44) 감독의 새로운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인 크로아티아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56위)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 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평가전에서도 한국에 4-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내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함께 나설 '정예 멤버' 찾기에 한창인 홍 감독에게 강호 크로아티아는 더 없이 좋은 스파링 파트너다.
새롭게 꾸려질 공격진이 가장 큰 관심사다. 출범 후 꾸준히 포지션별 주전 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홍 감독은 매 경기마다 출전 명단에 변화를 줬다.
특히 유럽파가 처음 합류한 이번 아이티-크로아티아전은 앞선 경기 때와는 그 무게감이 다르다. 본격적인 생존경쟁의 막이 오른 셈이다.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는 홍 감독은 아이티전에서 지동원(선더랜드)을 최전방에 두고 2선 공격수 자리에 손흥민(레버쿠젠), 이근호(상주), 고요한(서울)을 투입시켰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 아이티전 선발 명단은 지난 4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실시했던 미니게임 A조(가칭) 명단과 정확히 일치했다.
홍 감독은 당시 A조 공격라인에 지동원, 손흥민, 이근호, 고요한을 포함시켰고 B조에는 원톱에 조동건(수원), 처진 스트라이커에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좌우 측면에 김보경(카디프시티)과 이청용(볼턴)을 각각 배치시켰다.
후반전에 구자철, 이청용, 김보경 등이 교체 출전하기는 했지만 아이티전 선발 출격 기회는 고스란히 A조가 차지했다.
해외파와 국내파, 과거 명성 등을 떠나 '무한 경쟁 체제'를 지향하고 있는 홍 감독의 스타일을 고려해 봤을 때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공격 라인을 선보일 여지가 많다.
특히 조동건이 아이티전에서 아예 기회를 얻지 못한 만큼 그를 주축으로 하는 미니게임 B조가 크로아티아전에서는 먼저 그라운드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제로톱 실험'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홍 감독은 미니게임 당시 후반전 초반 B조 스트라이커 조동건을 빼고 2선에 있던 구자철을 최전방 공격수로 끌어올렸다. 뒤는 윤일록(서울), 김보경, 이청용이 받쳤다. 윤일록은 이청용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기도 했다.
아이티전에서도 후반 막판 지동원과 이근호 등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구자철과 김보경, 이청용은 사실상 제로톱에 가까운 전술을 구사했다.
구자철은 최근 소속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수비적인 역할에 치중하고 있지만 지난 2011년 아시안컵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5골을 기록, 득점왕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홍 감독에게 다양한 공격 옵션을 선사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승부도 중요하지만 크로아티아전에는 그보다 더 큰 의미가 담겨져 있다. 아이티전을 통해 홍명보호의 첫 승을 수확했다면 크로아티아와의 대결에서는 대표팀 공격수들의 현 주소를 확인해 볼 수 있다.
한편 지난 7일 세르비아와 2014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최종예선을 치른 크로아티아는 오는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니키차 옐라비치(에버튼), 이비차 올리치(볼프스부르크),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다리오 스르나(샤흐타르 도네츠크) 등 팀의 주축선수들이 이번 평가전 명단에 대거 포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