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2013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 첫 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손연재는 29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대회 개인 종목별 결선 후프 종목에서 17.158점을 얻어 7위에 그쳤다.
이어 열린 볼 종목에서도 16,658점을 기록하며 7위에 머물렀다.
앞서 치른 후프와 볼 종목 예선에서 각각 17.400점과 17.550점을 받은 손연재는 두 종목 모두 6위를 차지하며 종목별 결선(상위 8명)에 진출했다.
결선은 후프와 볼 종목 순으로 진행됐다.
손연재는 올 시즌 후프 종목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소피아 월드컵(동메달), 민스크 월드컵,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이상 은메달)에서 연달아 메달 소식을 알렸고 아시안선수권에서는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종목이었지만 손연재는세계선수권이라는 큰 무대의 압박을 떨쳐내지 못했다.
후프 종목 결선 진출자 8명 중 7번째로 포디엄에 오른 손연재는 푸치니의 '투란도트'가 흐르는 가운데 후프 연기를 시작했다.
긴장한 손연재는 경기 초반 후프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감정 연기를 선보인 손연재는 추가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연기를 마쳤다.
하지만 초반 실수를 극복하지 못하며 예선 때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순위는 메달권에서 크게 벗어난 7위에 그쳤다.
손연재는 볼 종목에서 다시 한 번 메달 사냥에 나섰다. 리스본 월드컵(동메달)과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은메달)에서 시상대에 오른 적이 있는 만큼 볼 역시 손연재에겐 자신있는 종목이었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가 흘러나오며 세 번째 주자 손연재의 연기가 시작됐다.
경기 중반까지 손연재는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공을 머리 위에 올려놓고 포에테 피봇(한쪽 다리를 들고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기술)을 깔끔하게 성공시키자 관중들은 손연재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좋은 분위기는 거기까지였다. 이어진 동작에서 나온 뼈아픈 실수가 손연재의 발목을 잡았다. 공을 높게 던진 뒤 다리로 잡는 과정에서 그만 공을 놓치고 말았다.
손연재는 제자리에서 일어나 공을 주은 뒤 다시 연기를 펼쳤지만 감점을 피할 순 없었다. 16점대 점수를 받으며 또다시 아쉬움을 삼켰다.
볼 종목 1위는 안나 리자트디노바(20·우크라이나·18.266점)가 차지했고 러시아의 야나 쿠드랍체바(16·18.250점)와 마르가리타 마문(18·18.233점)이 그 뒤를 이었다.
후프 종목에서는 마문(18.516점)이 정상에 올랐고 쿠드랍체바(18.350점)와 리자트디노바(18.166점)가 은메달과 동메달을 나눠가졌다.
후프와 볼 종목 예선 합계 34.950점을 기록한 손연재는 개인종합 예선 중간순위 6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개인종합 1위는 볼에서 18.333점(1위), 후프에서 18.300점(2위)을 받아 중간합계 36.633점을 기록한 마문이다.
곤봉과 리본 종목 예선은 29일 펼쳐진다. 역시 상위 8명 안에 들면 같은 날 종목별 결선에 나선다. 또 곤봉과 리본 예선 경기까지 마친 뒤 4개 종목 합계가 24위 안에 들면 30일 열리는 개인종합 결선에 진출할 수 있다.
손연재는 지난 2010년 모스크바 대회와 2011년 몽펠리에 대회에서 두 차례 세계선수권의 문을 두드렸지만 종합순위 32위와 11위에 그친 바 있다. 아직 세계선수권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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