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2)이 선발 출전한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이 끝내 AC밀란(이탈리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에인트호벤은 29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 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AC밀란과의 2013~20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원정경기에서 케빈 프린스 보아탱(2골)과 마리오 발로텔리(1골)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3으로 졌다.
지난 21일 1차전 홈경기에서 AC밀란과 1-1로 비긴 에인트호벤은 이날 승리 혹은 2-2 이상의 무승부를 거둬야만 했다.
원정에서의 반전극은 없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간 에인트호벤은 결국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본선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1·2차전 득점 합계에서 1-4로 완패했다.
2008~2009시즌 이후 5년 만에 UEFA챔피언스리그 본선행을 노려봤던 에인트호벤은 이제 UEFA유로파리그 조별리그로 자리를 옮겨 유럽축구대항전 트로피 사냥에 도전한다.
지난 25일 헤라클레스 알메로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이적 후 첫 골을 신고한 박지성은 이날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UEFA챔피언스리그에서는 2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전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박지성은 팀이 밀리고 있던 전반 중반까지는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했다. 특히 최전방에서부터 이뤄지는 강력한 압박과 태클은 어린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팀 내 최고참다운 모습도 보였다. 전반 41분 스테인 스하르스가 상대 리카르도 몬톨리보와 신경전을 벌이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자 박지성이 가장 먼저 달려들어 상황을 진정시켰다.
전반 후반부에 위치를 중앙으로 옮긴 박지성은 전방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하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거리슛을 남발하던 에인트호벤의 어린 선수들도 이때부터 짧은 패스 위주의 플레이를 하며 수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단 지나치게 슈팅을 아끼는 모습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박지성은 이날 전반 43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왼발 슛을 시도한 것 외에 이렇다 할 슈팅 장면을 보이지 않았다.
박지성은 후반 16분 플로리안 오제프손과 교체 아웃될 때까지 61분을 활약했다.
에인트호벤을 안방으로 불러들인 AC밀란은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9분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골을 잡은 보아탱이 기습적으로 중거리슛을 날렸고 발등에 제대로 걸린 공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분위기를 탄 AC밀란은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으며 에인트호벤을 꼼짝 못하게 했다.
전반 31분 오른쪽 측면에서 마티아 데 실리오가 올린 공을 문전에 있던 스테판 엘 샤라위가 왼발슛으로 연결했으나 공이 골대 위쪽를 맞고 밖으로 튀어나왔다. 에인트호벤 선수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내내 수비에만 치중하던 에인트호벤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반격에 나섰다.
후반 1분 왼쪽 측면에서 멤피스 디페이가 올라온 크로스를 조르지뇨 훼이날덤이 가슴으로 받은 뒤 오른발로 강하게 찼지만 크리스티안 아비아티 골키퍼가 슈퍼 세이브를 선보이며 실점을 막았다.
에인트호벤이 조금씩 기를 펴기 시작하자 AC밀란은 또다시 득점포를 가동하며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필리프 멕세스가 헤딩으로 떨궈준 공을 발로텔리가 공의 방향만 바꾸는 감각적인 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AC밀란은 후반 33분 나온 보아탱의 쐐기골까지 더하며 완벽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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