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 간격은 선발 할 때와 다를 게 없네.”
‘마무리 변신’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윤석민(27·KIA)이 마무리 전환 이후 등판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윤석민은 지난 4일부터 KIA 마무리를 맡고 있다.
올해 전반기부터 내내 마무리를 중심으로 한 불펜이 불안했던 KIA는 일찌감치 윤석민의 마무리 전환을 기대했다. 단, FA 등 올해 개인성적이 매우 중요한 윤석민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마무리를 맡았던 외국인투수 앤서니 르루가 결국 퇴출됐고 뒤를 이은 송은범까지 부진하자 결국 윤석민이 결단을 내렸다. 지난 4일 선동열 감독과 면담을 통해 마무리 변신을 자청했다.
하지만 3주 이상 지나도록 윤석민은 7경기에 등판하는 데 그치고 있다. 그 중 세이브 상황은 3번. 그 3경기에서 거둔 3세이브가 윤석민의 8월 성적이다.
KIA가 이길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뜻이다. KIA는 후반기 들어 26일까지 7승19패에 머물렀다. 이 중 윤석민이 마무리를 맡은 뒤 이긴 것은 5경기다. 그 5경기 모두 윤석민이 등판했다.
마무리는 세이브 상황을 기본으로, 앞서 있는 경기나 1~2점 차 뒤지고 있는 박빙 경기에 등판하곤 한다. 그러나 KIA는 후반기 들어 연승이 없고 띄엄띄엄 이기다보니 윤석민이 등판할 기회도 드물어졌다.
KIA 선동열 감독도 “자주 못 이기다보니 (윤석민의) 등판 간격도 선발할 때와 차이가 없다”고 씁쓸하게 농담했다.
등판 간격이 벌어지면서 윤석민도 실전에서 컨디션 조율하는게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25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9-4로 앞선 9회말 등판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18일 LG전 이후 일주일 만이었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치기 위해 윤석민이 투입됐다.
그러나 윤석민은 볼넷과 2안타로 2점을 내주며 9-6을 만든 뒤 경기를 끝냈다.
KIA가 윤석민을 마무리로 전환한 것은 본격적으로 후반기에 싸워보기 위한 가장 큰 승부수였다. 하지만 부상자가 속출하고 승수를 쌓지 못하면서 에이스의 마무리 변신 카드가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것저것 고민 많은 KIA의 또 한 가지 고민이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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