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전에서 테스트를 받을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호 2기 명단이 공개됐다.
홍명보 감독은 6일 오전 10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14일 열리는 페루와의 평가전에 나설 축구대표팀 20명을 발표했다.
동아시안컵에서 드러난 골 결정력 부재를 위한 해결책으로 부상했던 박주영(28·아스날)은 명단에 없었다. 소속팀 아스날에서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된 박주영을 부를 수도 있다는 일부의 추측이 있었지만 홍 감독은 단호했다.
홍 감독은 "이번에는 (박주영 선발에 대해)한 번도 고민한 적이 없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컨디션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박주영 본인과도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취임 당시 밝혔던 대로 이번에도 유럽에서 활약 중인 해외파는 한 명도 부르지 않았다. 9월 평가전부터 부를 방침이다.
홍 감독은 선발 배경에 대해 "현재 K리그에서 잘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비와 미드필더 조합은 동아시안컵에서 큰 문제를 나타내지 않았다는 판단"이라며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나 포워드 선수들은 동아시안컵에서 문제가 됐던 골 결정력 부분에서 기대를 가질만한 선수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갈 '옥석가리기'는 월드컵 본선을 앞둔 내년 5월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복안도 밝혔다.
한국이 상대할 페루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로 한국(43위)보다 24계단 위에 있다. 1971년 한 차례 붙어 0-4로 대패한 적이 있다.
홍 감독은 동아시안컵에서 A매치 3경기를 치르는 동안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페루전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날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12일 소집된다.
한국과 페루의 경기는 오는 1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홍명보 감독과의 일문일답

- 선발 배경은.

"페루전을 대비해서 20명의 선수를 확보했다. 현재 K리그에서 잘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뽑았다. 동아시안컵에 포함됐지만 이번에 선발되지 않은 선수들은 이미 검증된 선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언제든지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이다. 실망할 이유도 없다.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 페루전에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인가.

"수비와 미드필더에서는 대체적으로 같은 선수를 선정했다.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 어떤 부분이 중요한가를 고민했다. 수비조직력을 계속 발전시켜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수비와 미드필더 조합은 동아시안컵에서 큰 문제를 나타내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나 포워드 선수들은 동아시안컵에서 문제가 됐던 골 결정력 부분에서 기대를 가질만한 선수라는 생각이다."
　
- 제로톱을 쓰려는 것인가.

"기본적으로 제로톱은 아니다. 원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중시한다. 원톱에서 비는 공간들을 다른 섀도우나 사이드 공격수가 따라가서 득점하기를 원한다. 기본적으로 로테이션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를 선발했다. 솔직히 제로톱을 잘 알지도 못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에 대해 완성도 있게 만들어나갈 것이다."
　
- 이동국이 제외된 배경과 이근호를 선발한 이유.

"이동국은 최근 몇 경기를 관찰했다. 이동국은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는 선수, 검증받은 선수다. 지금은 조금 더 마음의 안정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전과 다르게 최근 경기에서 득점을 못한 것도 있지만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근호는 최종예선에서도 대표팀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우리가 문제되는 부분인 경험에서도 능력이 있다. 이근호를 봐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 옥석가리기는 언제까지 이뤄지나. 유럽파들의 소집 계획은.

"내년 5월 최종선발까지 이뤄진다. 선수들을 독려할 것이다. 그 안에서 분명히 선수선발이 되는 원칙이 있다. 유럽파는 9월 경기에 모두 부를 것이다."

- 선수를 20명밖에 선발하지 않은 이유는.

"한 경기일 뿐으로 많은 선수가 필요 없다. 또 K리그가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와서 경기를 하지 못하고 가는 것은 리그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멤버 교체가 6명이기 때문에 20명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K리그에서도 기본적으로 각 팀에서 2명 이상 선발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뽑았다."

- 서브 골키퍼를 김승규로 바꿨는데.

"어렸을 때부터 봐왔다. 골키퍼로서의 능력이 있다. 예전에 올림픽에 나갈 때에는 부상으로 본선에 나가지 못했지만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선발했다.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표팀에 들어올 자격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뽑았다."

- 이틀만 훈련하고 경기에 나가야 하는데.

"수비와 미드필더 부분에서 기존 동아시안컵 때 선수들을 선발한 요인도 연속성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선수가 하루이틀만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기는 쉽지 않다. 10~11일 K리그 경기가 있어서 실제로는 하루만 훈련하고 경기에 나가야 한다. 방향을 바꿔서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것 중에 잘된 점과 좋지 않은 점을 선수들의 이미지적인 부분으로 보여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보는 것도 지식이다. 그런 측면에서 훈련 계획, 팀 운영 계획을 잡고 있다."

- 박주영 선발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이번에는 한 번도 고민한 적이 없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컨디션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본인과 이야기하지 않았다."

- 김신욱이 빠졌는데.

"김신욱은 다 아시겠지만 그동안 최종예선,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동아시안컵에서도 같이 있으면서 역시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신욱이 가진 능력은 충분히 검증이 끝났다. 뭔가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김신욱이 들어오면 우리 플레이 자체가 단순해진다. 김신욱의 장점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방법을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

- 임상협, 조동건, 백성동은 첫 A대표팀 발탁인데.

"임상협은 리그에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동건과 백성동은 예전부터 지켜봤다. 상대 수비를 혼란시키고 파괴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 수비라인에서 김영권이 빠진 이유는.

"12일에 소속팀의 경기가 있는 관계로 제외했다. 김영권도 우리 팀의 한 명이다. 앞으로 1년이라는 기간 동안 경쟁해야 된다. 대안을 항상 준비해야 된다. 특별히 이 수비진이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는 것도 팀을 위해 좋은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