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구단인 KT 위즈의 선택은 많지 않은 나이에도 경험이 풍부한 조범현(53) 감독이었다.
KT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초대 사령탑으로 조범현 현 삼성 라이온즈 인스트럭터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KT는 조범현 신임 감독과 3년간 총 1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10구단의 주인공으로 KT가 결정된 후 초대 사령탑 후보로 조 감독을 비롯해 여러 이름들이 오르내렸지만 결국 KT의 선택은 조 감독이었다.
구단 모기업인 KT는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발전시킨다"는 것을 기업 문화로 내걸고 있다. KT의 인재상 역시 "창의적인 태도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전문 인재"다.
'변화'와 '혁신'을 중심으로 하는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면 나이가 너무 많지 않아야했다. KT는 다소 젊은 감독을 원했다.
KT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혁신적인 인사를 단행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러려면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경험이 적고 젊은 선수들을 이끌 수 있으려면 어느정도 경험도 갖추고 있어야했다.
조 감독은 KT가 원하던 조건에 어느정도 부합한다. 53세면 감독으로서는 그리 많지 않은 나이지만 경험은 풍부하다. 프로 무대에서 통산 524승498패를 기록했다.
1992년 은퇴 후 삼성, 쌍방울 등에서 배터리 코치를 지낸 조 감독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SK 와이번스를, 2008년부터 2011년까지 KIA 타이거즈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도 네 차례나 경험했다. 2003년 SK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2005년에도 SK를 정규리그 3위에 올려놓으며 가을잔치에 나섰다.
KIA 사령탑이었던 2009년에는 KIA를 통합우승으로 인도했다. 1997년 이후 12년만에 KIA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긴 조 감독은 '조갈량'이라는 기분좋은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1년에도 조 감독이 이끄는 KIA는 정규리그 2위에 올라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따냈다.
여기에 국가대표 감독 경험도 있다. 2009년 KIA의 통합우승을 이끈 조 감독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한국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지휘했다.
신생 구단인 만큼 선수 육성에 관한 부분도 KT의 고려 대상이었다.
조 감독은 삼성, 쌍방울 시절 배터리코치로 활동하면서 뛰어난 선수 육성 능력을 과시했다. 특히 조 감독은 쌍방울 코치 시절 혹독한 조련을 통해 한국 최고의 포수로 손꼽히는 박경완(SK)을 길러냈다.
삼성이 조 감독을 포수 인스트럭터로 선임한 것도 그의 선수육성 능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었다.
KT 구단은 "기업 문화에 부합하고 KT 구단이 추구하는 젊고 파워 넘치는 야구라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지도자 경험도 풍부하며 선수육성 능력도 뛰어나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신생구단 초대 사령탑을 맡는 조 감독이 어떤 지도력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조 감독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하겠다. KT가 중장기적으로 명문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조 감독은 5일 오전 11시 연고지인 수원의 라마다 프라자 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 공식 취임 기자회견을 가진다.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