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허리 강화로 반등을 준비한다. 선동열 감독은 29일 유동훈(36) 최희섭(34) 차일목(32)을 2군에 내려보내고 심동섭(22) 황정립(24) 이홍구(23)를 1군으로 불러 올렸다. 이번 엔트리 변경의 핵심키워드는 심동섭의 1군 복귀다.
2010년 KIA에 입단한 심동섭은 이듬해 좌완 불펜계투로 활약하며 3승(1패) 2세이브 5홀드 방어율 2.77의 성적을 남겼다. 두둑한 배짱에 도망가지 않는 투구가 최대 장점이라 KIA의 부실한 좌완 계투진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1군에서 모습을 감췄고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과 뼛조각 제거로 재활에 매달렸다. 수술 후 심동섭은 “빨리 재활을 마치고 다시 마운드에 서고 싶다. 후반기 복귀를 목표로 차근차근 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1년 간의 재활을 끝낸 심동섭은 지난 20일 넥센과 퓨처스리그를 통해 복귀 가능성을 타진했다. 직구 최고구속이 141㎞에 그쳤지만,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선두인 넥센을 상대로 1이닝 동안 볼넷 1개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아 가능성을 보였다. 2연속경기 등판을 통해 연투 여부를 체크하는 등 일주일 동안 4경기에 등판해 4.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삼진을 6개 잡아냈고, 볼넷을 5개 내줘 제구를 조금 더 가다듬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1군에 복귀한 것이다.
심동섭의 합류는 좌타라인이 돋보이는 삼성과 넥센을 상대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선 감독의 계산이 깔린 것이다. 삼성은 홈런 2위(20개) 최형우를 비롯해 이승엽 채태인 등 강타자들이 즐비하다. 심동섭은 채태인을 상대로 2타수 1안타로 약했지만 최형우(7타수 무안타) 박한이(1타수 무안타) 등에는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넥센의 장기영(4타수 1안타) 이성열(2타수 1안타) 등에도 비교적 강한 모습을 보여 좌완 스페셜리스트로서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조규제 투수코치 역시 “(심)동섭이가 한 이닝 정도만 막아주면 (박)지훈이와 (송)은범이까지 연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 중심타선에 포진한 좌타자를 막으면 실점확률도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에 승부수를 던져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에이스’ 윤석민이 구위 회복에 청신호를 켰고 팀내 다승 1위 양현종(9승)의 복귀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포스트시즌 진출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삼성-넥센과 홈 6연전을 앞둔 KIA에 심동섭이 게임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