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 베테랑의 노련함을 보여줘
조규제 투수코치는 마운다가 안정되기 위해 서재응(36)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코치는 “서재응이 후반기 초반 우리팀의 키플레이어다. (서)재응이가 조금만 버텨주면, 마운드 안정을 바탕으로 4강 경쟁을 해 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시즌 13경기에 나서 4승 5패 방어율 7.22로 최악의 시즌을 치르고 있는 서재응은 선발진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현재 KIA의 선발진을 살펴보면 8승(4패)을 거둔 김진우(30)를 제외하면 사실상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김진우와 함께 8승을 챙긴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28)는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고 ‘에이스’ 윤석민(27)은 이제서야 구위를 끌어 올리고 있다. 옆구리 근육이 찢어져 재활 중인 양현종은 8월초 복귀 예정이라 현 단계에서는 전력외로 분류할 수밖에 없다. 좌완 임준섭(24)이 임시선발로 로테이션에 포함됐지만, 구위나 경험면에서 부족한 게 사실이다. 노련한 서재응이 필요한 이유다.
조 코치는 “(윤)석민이가 본궤도에 오르고, (양)현종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전반기에 보여줬던 밸런스를 유지할 때까지 구심점 역할을 할 투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이후 훈련량이 부족해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 서재응의 재기를 누구보다 바라는 것이다. 서재응도 답답하다. 그는 “올해는 묻어가는 수밖에 없다. 타선이 좋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티자는, 나름대로 간절한 심정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며 웃었다. 생각만큼 구위가 회복되지 않아 고민이 많은데도 덕아웃 제일 앞에서 후배들을 독려하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좋아질 날이 있지 않겠느냐”며 여운을 남겼다.
◇이범호 호랑이 우리에 꽃을 피워줘
타선의 키플레이어는 단연 이범호(32)다. 김선빈~이용규~김주찬~신종길로 이어지는 발빠른 야수들을 보유한 KIA 타선에서 클린업트리오를 받쳐줄 강력한 ‘폭탄’역할을 해야 한다. 김용달 타격코치는 “(이)범호는 꾸준히 경기를 치러야 자기 페이스를 찾는 선수다. 전반기에 바닥까지 떨어졌던 타격페이스가 6월 중순부터 가파르고 올라오고 있어 폭염이 시작되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타격기술도 좋고 수싸움도 능하기 때문에 타선의 뇌관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범호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올시즌 붙박이 4번타자로 15홈런 60타점을 기록한 나지완(28)은 상대투수의 집중견제를 받고 있다. 소위 걸러도 좋다는 기분으로 투구를 해 오히려 나지완의 타격 밸런스를 흐트러뜨리고 있는 것이다. 최희섭(34)은 안정감이 없다. 5월부터 들쑥날쑥한 타격감이 7월에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상대 투수에 위압감을 주기 어려운 상태다. 두 거포가 각기 다른 이유로 클러치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기동력으로 만든 득점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릴 가능성이 높다. 이범호의 타점본능이 필요한 이유다. 이범호는 “왼 허벅지에 대한 부담은 완전히 사라졌다. KIA에 처음 온 2011년에는 테이블세터가 경기시작과 함께 득점권 찬스를 만들어줬다. 그때는 (최)희섭이 형이 잘쳤기 때문에 투수들이 나와 승부를 내려했기 때문에 쉽게 타석에 임했던 게 있다. 소위 주워먹은 타점이 많았다. 요즘은 안타 하나 치려면 14번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며 웃었다. 그는 “지금도 빠른 주자들이 많기 때문에 찬스가 많이 오고 있다. 그동안 팀에 미안한 게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집중해 매타석에 임하고 있다. KIA가 이대로 주저 앉지는 않겠느냐”고 말했다.
호남신문 기자ihonam@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