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향해 담금질에 돌입했다. 장기적으로는 내년 브라질월드컵을 위한 첫 출항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2013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17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홍명보호는 20일 오후 7시 호주와의 대회 개막전을 통해 첫 선을 보인다. 홍 감독의 A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기도 하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하는 A매치 일정에 포함되지 않아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의 차출이 어렵다. 때문에 그동안 기회를 얻지 못했던 국내파와 일본 J리그 선수들 위주로 명단이 꾸려졌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1년 앞둔 상황에서 태극전사들은 치열한 생존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1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경쟁은 시작됐다. 지금부터는 모두 긴장해야 한다. 경쟁 체제는 제로(0)에서 시작될 것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J리그 선수들은 소속팀 일정으로 입소하지 못했다. 이후에 18일까지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동아시안컵 대표팀 명단에는 지난해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쓴 주역들을 비롯해 K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된 신예 등이 다수 포함됐다.
동아시안컵은 홍 감독이 단기간에 해외파를 제외한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고 점검할 기회의 장이다. 한국을 포함해 호주·일본·중국 등 4개국이 참가한다.
한국은 호주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4일 중국(20시·화성종합경기타운), 28일 일본(20시·서울올림픽주경기장)과 차례로 격돌한다.
지난 2003년과 2008년 아시안컵에서 정상에 올랐던 한국은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28일 한일전이 가장 큰 관심을 모은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 최대 라이벌이자 숙적인 일본전 승리가 긍정적이다. 2011년 삿포로에서 당한 0-3 패배로 갚아야 한다.
일본(2003년·2005년·2008년 준우승)은 동아시안컵 우승 경험이 전무하다. 일본 역시 국내파 선수 위주의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원팀(One Team)·원스피릿(One Spirit)·원골(One Goal)'의 슬로건을 내걸며 규율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대표팀 선수들은 홍 감독의 지시로 대표팀 소집 시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정문부터 도보로 입소했다.
최근 기성용(스완지시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파문으로 추락한 대표팀 규율을 바로 잡고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홍 감독의 복안이다.
홍 감독은 소집 시간보다 2시간 빠른 오전 10시경에 입소하는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였다.
그는 "2001년 NFC가 생기고 대표팀 소집 때 정문부터 걸어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수들이)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