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수들에게 시즌 목표를 질문하면 대부분은 구체적인 개인 성적 수치를 밝힌다. 하지만 KIA 나지완(29)은 같은 질문에 "500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목표다"고 했다. 그는 현재까지 '꿈의 500타석'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나지완의 특별한 목표는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을 의미한다. KIA는 올 시즌 나지완을 비롯해 이용규·김주찬·김원섭·신종길·김상현(현 SK) 등으로 구성된 두터운 외야진으로 개막을 맞았다. 중심타자 최희섭과 이범호도 돌아왔다. 지난해 팀내 4번타자로 활약한 나지완 역시 주전 보장을 받지 못할 정도였다. 때문에 스프링캠프에서 더 많은 땀을 흘렸다. 500타석은 2013시즌 활약을 다짐하는 자신만의 최소 기준선이었던 셈이다.
KIA는 11일 현재 전체 일정의 약 52.3%(67경기)를 소화했다. 나지완은 500타석 목표의 54.8%(272타석)를 달성했다. 큰 부상만 없다면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다. 단순한 타석 목표를 뛰어 넘어 개인 성적도 돋보인다. 현재까지 타율 0.311(9위)·12홈런(6위)·55타점(4위)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특히 결승타는 총 8개로, 삼성 이승엽과 함께 부문 공동 1위다. 나지완은 "예전에 더그아웃을 지키면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때 타석의 소중함을 느꼈다"며 "현재 성적에 만족한다. 500타석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아프지만 않다면 경기에 다 나가고 싶다"고 웃었다.
그래서 징검다리 경기 일정이 못내 아쉽다. KIA는 최근 20일간 총 8경기 밖에 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넥센(16경기)의 딱 절반이다. KIA는 두 번의 휴식기를 가졌고, 네 차례의 우천 취소를 맞았다. 그는 "주변에서 타격감이 좋다고 하는데, 하나도 안 좋다"며 "경기를 하다 안 하다 해서 밸런스와 감각이 조금 떨어진 편이다"고 말했다. 대신 긴 휴식기간 동안 상대팀 경기를 열심히 챙겨봤다. 그는 "더그아웃에서 보는 것과 TV 중계는 또 다르다"며 "특히 투수들이 중심타자 승부를 어떻게 하는지 좀 더 유심히 지켜봤다"고 했다.
그는 팀 내 4번타자 자리에 대해 '자부심'과 '부담감'을 함께 말했다. 나지완은 "후반기 순위 싸움이 중요하다. 휴식기간 선수단 미팅에서 '더 절실한 마음으로 하자'고 다들 각오를 다졌다"며 후반기에도 맹활약을 예고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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