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과 터키 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연경(25) 사이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흥국생명은 1일 김연경의 규정 위반을 이유로 한국배구연맹(KOVO)에 임의탈퇴선수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지난 1년 간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김연경이 본인이 FA신분이라는 종전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며 "공시 요청은 KOVO 규정 중 임의탈퇴 선수 규약에 따라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프로 구단들은 2013~2014시즌에 뛰게 될 소속 선수의 명단을 이날 오후 6시까지 KOVO측에 제출해야 한다. 명단에 없는 선수는 다음 시즌 선수활동을 할 수 없다.
김연경과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흥국생명은 등록 마감 시한을 앞두고 결국 임의탈퇴 카드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7월에도 김연경을 임의탈퇴로 처리한 바 있다.
KOVO규정 제4장 선수 제58조(임의탈퇴선수) 제2항에는 임의탈퇴 선수는 공시일로부터 선수로서의 모든 활동이 정지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리그에서도 활동이 불가능하다.
국내 선수가 해외에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대한배구협회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이 필수적인데 KOVO에서 임의탈퇴를 공시하면 ITC발급이 이뤄질 수 없다.
김연경의 소속 문제로 뜨거웠던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대한배구협회, 한국배구연맹 등 4대 관련 단체가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허용하기로 결정했고 배구협회에서 KOVO에 김연경의 임의탈퇴공시를 해제해 달라는 요청에 근거해 김연경은 터키 리그에서 뛸 수 있었다.
KOVO 관계자는 "ITC 발급에 있어 연맹의 임의탈퇴 공시 철회가 선행돼야 한다. 지난해 김연경의 ITC 발급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4대 유관 단체의 합의에 따라 배구협회에서 ITC 발급을 위해 임의탈퇴 공시 철회 요청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몇 차례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합의점을 찾지 못해 평행선을 달려왔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은 흥국생명 소속'이라는 국제배구연맹(FIVB)의 최종 유권해석을 근거로 김연경이 이를 받아들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연경 측은 지난해 9월7일 대한배구협회 주재로 흥국생명과 작성한 합의서 자체가 강압적으로 맺어진 것이므로 FIVB의 최종결론은 의미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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