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26·LA 다저스)이 불펜진의 난조로 7승 달성을 눈앞에서 놓쳤다.
류현진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108개 중 스트라이크는 66개였다.
류현진은 3-2로 앞선 채 후속 투수들에게 마운드를 넘겨줬지만 9회초 다저스 마무리 투수 헨리 젠슨이 동점을 허용, 또다시 승리투수가 되는데 실패했다.
젠슨은 선두타자 마이클 영을 안타와 실책으로 2루에 내보냈고 2사 3루에서 야수진의 어설픈 수비 때 3루 주자 영의 홈을 헌납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29일 LA 에인절스전 완봉승 이후 한 달 넘게 승수를 쌓지 못했다. 6월에 치른 5경기를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로 마무리 했지만 승리없이 1패만을 떠안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85에서 2.83으로 끌어내렸다.
'롤 모델' 클리프 리와 만난 류현진은 6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집중력으로 대량 실점을 막았다.
1회초 첫 타자 마이클 영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체이스 어틀리에게 예기치 못한 솔로포를 맞고 선제점을 헌납했다. 볼카운트 1-1에서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던진 76마일(122㎞)짜리 커브가 통타당했다.
1회말 헨리 라미레스의 스리런 포 덕분에 리드를 등에 업은 류현진은 2회 1사 후 벤 리비어의 좌중간 2루타로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내보냈다.
위기의 순간 류현진의 삼진 능력이 발동했다. 카를로스 루이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투수 클리프 리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급한 불을 껐다.
3회에는 두 번째 홈런을 내줬다. 이번에도 어틀리였다. 1사 후 등장한 어틀리는 몸쪽 직구를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제구가 잘 된 공이었지만 노림수에 당했다. 스코어는 2-3.
4회도 순탄치 않았다. 선두타자 델몬 영에게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1사 후 리비어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류현진은 루이스와 클리프 리를 나란히 플라이로 유도하며 1점차 리드를 지켰다.
류현진은 6회 세 명의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을 막았다. 선두타자 영에게 풀카운트 끝 볼넷을 허용했지만 메이베리를 투수 앞 병살타로 요리하고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다.
리버어에게 2루타를 내준 뒤에는 루이스를 고의사구로 피한 후 클리프 리에게 루킹 삼진을 뽑아내며 이닝을 마무리 했다.
류현진은 7회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를 기록한 뒤 7회말 타석 때 대타 제리 헤어스톤과 교체됐다.
승부는 9회 요동쳤다. 필라델피아는 9회 2사 후 다저스 중견수 맷 캠프의 송구 실책 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류현진의 승리 역시 함께 날아갔다.
반격에 나선 다저스는 9회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4-3으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만들었다. 류현진과 안정적인 호흡을 자랑했던 포수 A.J 엘리스는 1사 1,2루에서 깔끔한 끝내기 우전 안타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필라델피아 선발 클리프 리는 7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3실점의 위력투를 선보였다. 라미레스에게 3점포를 내준 것 외에는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의 명성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