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홍명보(44) 감독과 아이들이 다시 뭉친다.
대한축구협회는 24일 "계약이 만료된 최강희 국가대표 감독의 후임으로 홍명보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내년 월드컵 본선 무대를 이끌 사령탑이 선임됨에 따라 누가 홍명보호에 승선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철저하게 경기력과 조합 등을 고려해 선수단을 꾸리겠지만 이른바 '홍명보의 아이들'이 다수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에서 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장기적인 플랜으로 성과를 낸 성공사례의 주인공으로 내년 브라질월드컵 본선도 연장선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2009년 2월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그해 이집트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18년 만에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듬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을 따냈고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3년여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황금세대'를 단단히 했다.
최강희 전 감독이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6~8차전 명단으로 발표한 25명 중에 런던올림픽 대표팀 멤버는 무려 8명이다.
와일드카드로 뛴 골키퍼 정성룡(수원),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를 비롯해 골키퍼 이범영, 박종우(이상 부산), 김영권(광저우), 김기희(알 사일리아),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등이다.
최종예선에 발탁되지 않았던 선수들도 다수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런던올림픽에서 톡톡히 알짜 역할을 했고 향후 주축이 될 후보로 손색이 없다.
런던올림픽에서 주장을 맡았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기성용(스완지시티) 등이다. 최종예선 막판에 두 선수의 공백은 뚜렷하게 드러났다. 존재감이 크다.
긴 슬럼프에 빠졌지만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서 극적인 프리킥 골을 터뜨려 한국의 원정 첫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공격수 박주영(셀타비고)도 있다.
해외에서 뛰고 있는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 백성동(주빌로 이와타), 남태희(레퀴야) 등도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들이다.
6~8차전 최종예선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홍 감독 체제에서는 분명히 자리를 잡을 수 있고,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던 2002년 한일월드컵을 전후해 축구를 시작한 '2002월드컵 키드'들로 런던올림픽 동메달과 함께 '황금세대'로 불리고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끌어주고 지탱해 줄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까지 두루 조화를 이뤄 가다듬는다면 홍명보호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확정한 직후에 "우리 팀이 드림팀이라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이 한국 축구의 큰 자산이다. 더욱 발전해서 많은 활약을 해주기를 바란다"며 강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브라질월드컵 개막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홍 감독과 아이들이 1년이라는 준비 기간을 통해 내년 브라질에서 또 한 편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