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마운드를 밟은 류현진(26·LA 다저스)이 또다시 시즌 7승 사냥에 실패했다. 우천순연이 불러온 하루의 여유는 류현진에게 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류현진(26·LA 다저스)은 20일(한국시간) 뉴욕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리드를 되찾지 못하고 4-6으로 지면서 류현진은 시즌 3패째를 떠안았다.
당초 류현진은 19일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내린 폭우로 경기가 순연되면서 등판이 하루 밀렸다.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을 더블헤더 1차전 선발 투수로 내세웠고 밤 경기를 준비하던 류현진은 부랴부랴 한낮 경기로 신체 리듬을 조절해야 했다. 6일이었던 휴식은 본의 아니게 7일로 늘어났다.
류현진이 7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4월2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이후 두 번째다. 우천순연 후 한낮 경기 더블헤더 1차전 등판, 여기에 동부 원정이라는 점에서 지금과 매우 흡사한 상황이다. 당시 류현진은 6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5실점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후 한 경기 최다 실점이기도 하다.
이날의 류현진은 4월의 류현진과는 조금 달랐다. 류현진은 여러 악조건을 딛고 묵묵히 자신의 공을 던졌다. 5회 1사 만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고 6회 스즈키 이치로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시즌 11번째이자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에는 지장이 없었다.
문제는 류현진이 아닌 동료들의 집중력이었다. 다저스 야수들은 타격과 수비 모두 류현진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
2루수 스킵 슈마커는 1회말 2사 후 로빈슨 카노의 평범한 땅볼을 흘리더니 3회에도 또다시 카노의 타구를 놓쳐 실책만 2개 범했다. 2회 2점을 내주는 과정에서도 슈마커의 아쉬운 수비가 동반됐다.
상대 투수가 바뀐 것 또한 류현진에게는 악재로 작용했다. 류현진은 19일 필 휴즈와 대결할 예정이었지만 경기가 연기되면서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를 만났다.
구로다는 이날 경기 전까지 14경기에 등판해 6승5패 평균자책점 2.78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던 중이었다. 3승5패 평균자책점 4.89의 휴즈에 비해 모든 지표에서 앞선다.
특히 구로다는 야간경기에서 4승5패 평균자책점 2.90의 괜찮은 기록을 남겼지만 낮에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54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다. 더블헤더 1차전 등판도 본인이 자청했다.
구로다는 6⅔이닝 8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류현진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7회 흔들리며 2점을 내줬을 뿐 6회까지는 다저스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내야수들은 땅볼 타구를 어김없이 아웃 카운트로 연결하며 구로다의 부담을 덜어줬다.
양키스 타자들은 세밀한 플레이로 점수를 쌓았다. 전형적인 '빅볼'이 아닌 '스몰볼'을 택했다. 2회 2점을 얻는 과정에서는 보내기 번트로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구로다의 구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한결 구사하기 수월한 작전이었다.
가정에 불과하지만 구로다 대신 휴즈가 마운드에 올랐다면 양상을 달라질 수도 있었다. 휴즈는 최근 3경기 중 두 차례나 5회 이전 조기 강판될 정도로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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