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전에서 이란을 잡고 유종의 미 거두고 싶다."
'라이언킹' 이동국(34·전북)과 '블루드래곤' 이청용(25·볼턴)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이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인 이란을 상대로 설욕을 다짐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조별리그 7차전 홈 경기서 상대 수비수 아크말 쇼라메도프의 자책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4승2무1패(승점 14)가 된 한국은 2위 우즈베키스탄(3승2무2패·승점 11)을 따돌리고 조 선두를 수성했다.
한국은 오는 18일 오후 9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최소한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우즈베키스타전을 승리로 장식한 태극전사들의 표정은 밝았다. 지난 5일 최종예선 6차전 레바논 원정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1-1 무승부를 기록했을 당시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후반 19분 이근호(상주)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던 이동국은 "우즈벡전은 지면 안되는 경기였기에 준비하면서도 흥분됐다.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경기에 뛸 수 있어 선수로서 행복하다"며 "경기가 끝났지만 아직도 짜릿한 여운이 남아있다"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란과의 최종전을 남긴 상황에서 이동국은 "우리가 유리한 입장이다. 홈이기 때문에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지난 번 원정 경기에서 패한 것을 복수하도록 하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한국은 지난해 10월16일 테헤란 원정으로 치른 최종예선 4차전에서 이란에 0-1로 패해 무패행진이 끊긴 바 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던 이청용은 "레바논전 이후 선수단 분위기가 하루 이틀 어수선하고 좋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들끼리 배려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하나가 됐다고 느낀다"며 "힘겹게 이겼지만 좋은 결과를 얻어 만족한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청용 역시 남은 이란전에 대해 "모든 경기가 다 똑같다. 지난 원정에서 졌다고 이번에 꼭 이기겠다는 것보다 우리가 준비한 것을 최대한 보여주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는 급할 게 없다. 무리하게 공격하기 보다는 많은 찬스가 나도록 해야 한다. 그래도 크게 이겼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근 최강희호의 골 결정력 부재에 대해선 "지금도 골을 만드는 과정은 좋다. 단지 골이 안 들어갈 뿐이다"며 "우리는 좋은 공격진이 많다. 오늘처럼 수비수들이 뒤를 잘 받쳐준다면 골이 들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손흥민(함부르크)과 함께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신욱(울산)은 "선수들이 하나로 뭉친 것이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 우즈벡전이 본선진출의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뛰었다. 팀이 이겼기에 개인적으로 만족한다"며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출전해 풀타임 활약한 김창수(가시와레이솔)는 "선수들 모두가 월드컵에 나가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이번 게임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오늘 골을 내주면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이다"라고 말한 뒤 수비 조직력에 대해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