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년 차 배상문(27·캘러웨이)이 HP 바이런 넬슨(총상금 670만 달러)에서 PGA 투어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배상문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포시즌 리조트 TPC(파70·716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1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단독 선두를 달리던 키건 브래들리(27·미국)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로 최종일을 맞았던 배상문은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범하고도 버디 5개를 쌓아 1타를 줄였다.
메이저 챔피언 브래들리와의 맞대결을 이겨내며 거둔 값진 우승이었다. 우승 상금 117만 달러(약 13억원).
2011년 퀄리파잉(Q) 스쿨을 공동 11위로 통과해 지난해 PGA 투어에 뛰어든 배상문은 2년 만에 첫 우승을 일궜다. 2012년 1월 소니오픈을 시작으로 39개 대회만에 PGA 투어 첫 정상을 맛봤다.
한국과 일본 무대를 섭렵한 배상문은 최고 무대인 미국에서의 도전 2년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2008년부터 2년 연속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상금왕을 거머쥔 뒤 지난 2010년 일본 무대에 진출한 배상문은 2011년 일본프로골프(JPGA) 투어에서 3승을 쌓으며 최우수선수(MVP)와 상금왕을 차지했다.
배상문은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43·SK텔레콤), 양용은(41·KB금융그룹)에 이어 PGA 정상을 밟은 세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재미동포인 케빈 나(30· 타이틀리스트·한국명 나상욱), 존 허(23)까지 포함하면 다섯 번째다.
3라운드를 단독 2위로 마친 배상문은 브래들리와 함께 챔피언조로 마지막 날 경기를 펼쳤다. 브래들리는 1라운드에서 10언더파 60타를 치며 코스레코드를 경신할 정도로 이번 대회에서 절정의 샷감을 자랑했다. 첫 우승에 도전하는 배상문에게는 부담이었다.
하지만 배상문은 전반홀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브래들리를 압도했다. 3번홀에서 첫 버디를 신고하며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고 5번홀부터 내리 3개홀 버디를 성공해 타수를 4타 차로 벌렸다. 마지막 순간에 무너졌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아주 위기가 없던 것은 아니다. 9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해 흔들리기 시작했다.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 6번홀 쪽 페어웨이로 떨어졌고 두 번째 샷마저 해저드에 빠져 결국 2타를 잃었다.
한 번 흔들린 배상문의 티샷은 좀처럼 제 궤도를 찾지 못했다. 10번홀에서는 러프에 빠져 정상의 드라이버 감각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벙커를 거쳐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2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했다. 2개홀 동안 3타를 잃으며 1타 차로 쫓기는 상황에 놓였다.
11번홀부터 3개홀을 파로 막으며 숨을 고른 배상문은 15번홀에서 다시 타수를 잃어 브래들리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30cm짜리 파 퍼트가 홀컵을 외면해 타수를 잃었다. 같은 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한 브래들리와 선두 자리를 나눠가졌다.
승부는 마지막 3개홀에서 갈렸다. 홀을 거듭할수록 배상문에게 우승의 기운이 감돌았다.
배상문은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반면 브래들리는 타수를 잃었다. 배상문은 16번홀 티샷을 러프에 빠뜨렸지만 세 번째 샷을 홀컵 1.6m 부근에 붙여 타수를 줄였다. 브래들리는 파 퍼트가 홀컵을 돌고 나왔다.
17번홀에서 파 세이브한 배상문은 브래들리가 다시 보기를 범해 2타 차로 앞섰고 마지막 홀을 파로 막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브래들리에게 최종 2타 앞섰다.
지난해 2월 존허가 마야코바클래식에 우승한 이후 15개월만이자 올 시즌 한국(계) 선수의 첫 우승이었다.
존허는 이날 1타를 잃어 최종합계 7언더파 273타로 공동 8위에 랭크됐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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