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러시앤캐시의 초대 사령탑에 오른 김세진(39) 감독이 신생팀 수장다운 당찬 포부를 밝히며 새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프로파이낸셜그룹(브랜드명 러시앤캐시) 본사 사옥에서 열린 '러시앤캐시 남자프로배구단 창단 및 감독 선임 발표식'에서 "모든 감독들이 그렇듯 내 목표 역시 리그 우승이다"고 말했다.
러시앤캐시는 지난 시즌 드림식스의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해 배구판에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시즌이 종료된 후 구단 완전 인수에 뛰어들었지만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인 우리카드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제7구단 창단 의향서를 KOVO에 제출한 러시앤캐시는 신생팀 창단 작업에 힘써 왔고 지난달 26일 마침내 최종 승인을 얻어냈다. 오는 2013~2014시즌부터 리그에 참가한다.
2008년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 이후 5년 만에 남자부 신생팀 출범을 알린 러시앤캐시는 '젊은 팀'의 이미지에 걸맞은 적임자를 물색해왔고 '월드스타' 김세진을 감독으로 낙점했다.
김 감독은 "나의 감독 취임을 두고 깜짝 발탁이라는 얘기들을 한다. 지도자 경험이 없는 내게 감독을 맡겨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내 입장에서도 이번 선택은 모험이었다. 하지만 창단팀이라는 매력이 컸다. 지도자 경험은 전무하지만 해설을 해오며 객관적인 눈을 키워왔다고 생각한다. 백지상태에서 그림을 그려나간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보겠다"고 러시앤캐시 초대 감독으로서의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지도자로서의 첫 도전을 앞두고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궁금해 한다. 지금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러시앤캐시라는 신생팀의 첫 조직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에 더 중점을 두고 팀을 꾸려나갈 것"이라면서도 "지금 당장 어떤 성적을 내겠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모든 감독들이 그렇듯 나 역시 리그 우승이 목표다"고 나머지 6개 구단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김 감독이 지니고 있는 지도자 철학은 신뢰였다.
그는 "아직 코치진도 구성되지 않은 상태다. 오늘 취임식 이후부터 학연·지연을 떠나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경험 많은 코치들을 찾아나설 것"이라며 "선수단까지 모두 꾸려지면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팀을 만들어보고 싶다. '내가 선수생활을 할 때는 이랬는데 왜 지금 선수들은 이걸 못하지'와 같은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과 신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감독이 되겠다"고 전했다.
김 감독이 정식으로 취임하며 남자 프로배구에는 30대 감독이 두 명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전까지는 김종민(39) 대한항공 감독이 6개 구단 감독 중 가장 막내였다.
김 감독은 "감독 가운데 막내가 됐다. 각 팀 감독님들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는데 사실 아직 축하받을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을 했다"며 "선배 감독님들께 도와달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이미 프로 무대에 들어온 이상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앓는 소리를 하기보다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현역 시절 스승이었던 신치용(58) 삼성화재 감독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삼성화재 창단 멤버로 들어가서 거기서 은퇴를 했다.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현역시절 경험했던 훈련 프로그램으로 선수들을 가르치게 될 것 같다"며 "신 감독님과의 맞대결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데 사실 청출어람이라는 말을 꺼내기에는 아직 턱도 없다. 신 감독님은 오랜 시간 정상을 지켜온 대단한 분"이라고 변함없는 존경심을 나타냈다.
최윤 러시앤캐시 구단주는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해 김 초대 감독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보였다.
최 구단주는 "지난 시즌 초반 연패를 할 때 10연패까지 가면 감독 및 구단 관계자 모두 삭발을 하자는 약속을 했었다. 올해도 같은 각오다"며 "우리가 배구계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고 특히 김 감독 선임 결정을 내린 것도 일종의 승부였다. 구단주인 나부터 시작해 모두가 최선을 다하면 (김 감독의 임기인)3년 뒤에는 우리 팀이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켜봐달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러시앤키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연고지 문제에 대해 "지난 시즌 우리를 지원해줬던 아산시와 우선적으로 협상을 할 계획"이라며 "다만 서로가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할 경우에는 배구를 함께 할 수 있는 그리고 시민들에게 배구의 즐거움을 전달해줄 수 있는 중소도시의 지차제와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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