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1루·지명타자 등 빈자리 없어…상대 선발 좌완 일 경우만 출장 가능

KIA는 지난 주말 개막 2연전에서 예상대로 강력한 타선의 힘을 보여줬다. 1승1패를 기록했지만 타선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두 경기 총 득점은 14점. 모든 점수가 2사 이후에 나왔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김주찬 영입으로 타선의 힘이 업그레이드될 거란 평가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주목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KIA 타선은 아직 전력을 풀 가동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KIA는 넥센과 2연전서 김상현을 단 한번도 출장시키지 않았다. KIA는 ‘L-C-K’포로 불리는 중심타선이 있어 높은 평가를 받았고, 그 중심엔 K, 김상현이 있었다. 그런 선수를 쓰지 않고도 공격에서 매우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야구는 출장 선수가 한정돼 있는 함정을 잊어선 안된다. 전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힘을 어떻게 활용하는냐 또한 매우 중요하다.
김상현이 경기에 나서려면 세 자리 중 하나가 돼야 한다. 외야수, 1루수, 지명 타자가 그것이다. 폭이 넓은 듯 하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우선 올시즌 KIA 타선은 김용달 타격 코치가 라인업을 짜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했다.
1루수는 김 코치가 “올 시즌 팀 성적이 달려있는 선수”라고 지목했던 최희섭이 버티고 있다. 지명타자는 2연전서 맹타를 휘두른 것은 물론 지난 겨우내 눈에 띄는 성장을 한 나지완이 있다.
우익수 한 자리가 남기는 하지만 우선권은 김원섭에게 주어졌다. 발 야구가 성행하며 외야 수비 능력 또한 중요해진 것이 최근 한국 야구의 트랜드다. 외야 경험이 많지 않은 김상현 보다는 수비가 좋은 김원섭이 우선이라는 것이 선동렬 감독과 김 코치의 공통된 생각이다.
결국 당분간 김상현의 선발 출장은 상대 선발이 좌완 투수일 경우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타로 나설 기회도 많지 않을 전망이다. 선 감독은 “지난 1년간 지켜 본 결과 차일목 등 다른 선수들에 비해 대타로서의 김상현은 썩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선을 그었다.
라인업은 현재 가장 좋은 감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짜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다보면 김상현 같은 주축 선수들도 입지가 언제든 줄어들 수 있다. 결국 힘으로 자리를 되찾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온전히 선수에게만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 기회와 타격감은 정비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KIA가 알맞은 김상현 활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강력해진 타선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시킬 수 있는 묘책이 언제 어떻게 나올 것인지 궁금하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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