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 노박 조코비치(26·세르비아)가 호주오픈 남자 단식의 역사를 새로 쓰며 왕좌의 자리를 더욱 견고하게 지켰다.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는 27일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머레이를 3-1(6<2>-7 7-6<3> 6-3 6-2)로 물리쳤다.
호주오픈에서 개인통산 4번째 우승을 거머쥔 조코비치는 6번째 메이저대회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조코비치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호주오픈 남자 단식 정상을 석권, 새로운 역사를 썼다. 프로와 아마를 통합하는 '오픈시대(Open era)'가 열린 이후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3연패를 달성한 것은 조코비치가 처음이다.
호주오픈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 조코비치는 급기야 호주오픈 역사의 한 페이지까지 장식했다.
남자프로테니스(ATP)에 4강이 형성돼 있는 가운데 조코비치는 가장 꾸준한 모습을 자랑하며 최강의 자리를 굳혔다.
당초 '황제' 로저 페더러(32·스위스)와 라파엘 나달(27·스페인)이 '양대산맥'을 이뤘던 남자프로테니스는 최근 몇 년간 조코비치, 머레이가 향상된 기량을 뽐내면서 4강 구도로 재편됐다.
페더러, 나달에 밀려 3인자 자리에 머물던 조코비치가 양강 구도를 깬 것은 2011년이다.
조코비치는 그 해 호주오픈과 윔블던, US오픈 우승을 휩쓸며 기량이 만개한 모습을 자랑했다. 페더러가 30대에 들어서면서 예전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나달도 주춤했다.
이후 조코비치는 꾸준한 모습을 보이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조코비치는 이후 메이저대회 우승을 맛보지 못했지만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US오픈에서 3연속 4강 진출을 일궈냈다.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조코비치는 지난해 런던올림픽 금메달, US오픈 우승으로 상승세를 타며 자신과 양대산맥을 이룰 가능성이 높은 머레이의 기를 꺾어놨다.
그는 나달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페더러가 머레이에 져 결승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머레이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 자신이 현재 남자프로테니스의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1세트에서 조코비치는 타이브레이크 상황에 머레이에 연달아 네 포인트를 내주는 등 끌려다니는 모습이었다. 2세트도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힘겹게 따냈다.
조코비치는 3세트부터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4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1-1로 맞선 상황에서 내리 4게임을 따내며 머레이의 기를 완전히 꺾어놨다.
조코비치는 약점으로 지적됐던 체력과 서브를 모두 보완, 좀처럼 결점을 찾을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분간 남자프로테니스는 조코비치와 머레이가 치열하게 우승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페더러는 나이가 30대를 중반으로 다가서면서 옛날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5위인 데이비드 페러(스페인)이나 토마스 베르디흐(체코), 후안 마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 등은 조코비치, 머레이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이날 패배했지만 머레이에게 여러모로 유리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악재가 없었다면 머레이는 조코비치와 더 팽팽한 접전을 벌였을 터다.
그는 페더러와의 준결승에서 풀세트 접전을 벌인 바로 다음날 결승전을 치렀다. 조코비치보다 하루 덜 쉬었다. 이 때문에 경기 도중 오른 발과 왼 다리 상태가 나빠진 점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2월 복귀할 예정인 나달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남자프로테니스 판도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최강'의 모습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조코비치가 올해 계속 왕좌를 지킬지, 다른 세 명의 강자들이 조코비치를 왕좌에서 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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