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3·고려대)의 현역 복귀는 지난해 국내외 스포츠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 중 한 개였다.
2011년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이후로 20개월 동안 대회를 치르지 않아 거취를 궁금케 했던 김연아는 지난해 7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까지 선수로 뛰겠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소치동계올림픽을 마치고 은퇴한 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지난해는 김연아가 인생 제2막을 열어젖힌 해였다. 새로운 쇼트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와 프리스케이팅 '레미제라블'을 들고 나와 12월초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NRW 트로피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김연아는 복귀전에서 건재함을 한껏 뽐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개인통산 5위에 해당하는 72.27점을 받은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의 점프 실수에도 불구하고 예술점수(PCS)를 69.52점이나 받아 129.34점을 획득했다.
총 201.61점. 2012~2013시즌 들어 여자싱글에서 총점 200점을 넘긴 것은 김연아가 처음이다. 개인통산 4번째 200점 돌파였다.
NRW 트로피에서 김연아는 올해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벌어지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을 충족시켰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기술점수(TES) 37.42점, 60.82점을 받은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한 최소 기술점수를 가뿐히 넘겼다.
김연아의 '인생 제2막' 도전은 계사년인 올해에도 빙판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소치동계올림픽을 눈앞에 둔 해여서 그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는 4~6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지는 KB금융그룹 코리아피겨스케이팅챔피언십2013(제67회 전국남녀종합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 한국에 걸려있는 한 장의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내게 된다.
3월 벌어지는 세계선수권대회는 복귀한 김연아의 '본무대'가 될 전망이다.
NRW 트로피는 출전하는 선수들의 수준이 다소 떨어지는 B급대회였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갖추기 위해 출전했다.
세계선수권대회는 다르다.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실력을 겨루는 자리다.
그러나 20개월을 쉬고도 시즌을 치른 선수들에게 크게 떨어지지 않는 기량을 선보인 김연아의 '호적수'는 없을 전망이다.
공백에도 불구하고 내심 우승을 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본 피겨의 간판 아사다 마오(23)와 올 시즌 그랑프리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애슐리 와그너(21·미국), 키이라 코르피(24·핀란드), 스즈키 아키코(27·일본) 등이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그러나 겁을 낼 만큼 두려운 선수들은 아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까지 김연아를 넘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김연아가 여러모로 상태가 최고조였던 밴쿠버동계올림픽만큼의 컨디션이 아니라지만 큰 실수가 없는 한 이들을 제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김연아가 복귀전을 치른 NRW 트로피가 열린 기간에 러시아 소치에서는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렸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보다 높은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받은 선수는 없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129.84점을 받은 아사다가 유일했다.
김연아는 복귀전을 마친 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반드시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을 2장 이상 따내고 싶다"며 10위 내에 드는 것이 목표임을 드러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면 김연아는 2013~2014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소치동계올림픽 직전 시즌인 만큼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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