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뱀의 해인 2013년 '계사년(癸巳年)'이 밝아오면서 젊은 뱀띠 스포츠 스타들이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그동안 충분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줬던 1989년생 24세 뱀띠 스타들은 자신의 해를 맞아 가장 밝게 빛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프로야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뱀띠 스타는 2012시즌 프로야구 신인왕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이다.
2011년 말 신고선수로 어렵게 프로무대를 다시 밟은 서건창은 2012시즌 12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6(433타수 115안타) 39도루 70득점을 기록하며 '넥센돌풍'을 이끌었다. 맹활약을 펼친 서건창은 지난 연말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모두 품에 안는 값진 결실을 거뒀다.
'2012년은 좋은 표현을 다 써도 부족한 해'라고 돌아본 서건창은 "자주 돌아오는 뱀띠 해가 아니기 때문에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생긴다"며 "올해는 여러모로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행운도 많이 따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건창이 2013년을 '여러모로 중요한 해'라고 꼽은 이유는 '검증된 선수'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3년 정도는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어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 서건창의 생각이다.
서건창은 "지난해는 신인이었기 때문에 실력 이상의 칭찬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올 시즌의 가장 큰 목표는 '팀의 4강 진출'이고 개인적으로는 단단한 수비를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프로농구에서는 최부경(서울 SK)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지난 1월 2012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최부경은 1일 현재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에서 26경기에 출장해 평균 8.81점 6.38리바운드의 알짜배기 활약으로 팀의 선두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SK의 숨은 실력파'라는 즐거운 평가를 받고 있는 최부경은 동갑내기들인 드래프트 1순위 김시래(울산 모비스), 차바위(인천 전자랜드) 등과의 신인왕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는 모양새다.
'계속 배워나가는 느낌'이라는 최부경은 "2012년에 좋았던 페이스를 뱀띠의 해인 2013년에도 계속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팀 우승'이라는 목표가 가장 중요하다. 개인 목표인 신인상은 그 다음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뱀띠 동기인 김시래 등이 함께 뛰고 있어 경쟁도 되고 비교도 할 수 있어 더 발전할 수 있는 것 같아 여러모로 고맙다"고 덧붙였다.
축구계는 이미 뱀띠 스타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2012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축구의 '황금시대'를 열어 젖혔다.
1989년생인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스완지시티), 김보경(카디프시티), 김기희(알사일리아), 박종우, 이범영(이상 부산), 황석호(히로시마) 등이 주축이 돼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렸다.
당시 올림픽대표팀 18명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9명이 1989년생이었다. 이들의 활약이 곧 한국 축구의 역사로 이어졌다.
현재 유럽 등 해외무대로 진출해 풍부한 경험을 쌓고 있는 '올림픽 신화'의 주역들은 이제 '월드컵 신화'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런던올림픽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구자철은 "올림픽이 끝나고 월드컵에 출전하고 싶다는 강한 욕심이 생겼다"며 "준비를 단단히 해서 국가의 부름을 받으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대표선수로 월드컵 무대에 선다면 무언가를 제대로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2014브라질월드컵 뿐만 아니라)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그 날을 위해 어디에서든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하루하루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프로배구 뱀띠 스타로는 양효진(현대건설), 하준임(한국도로공사), 부용찬, 이효동(이상 LIG손해보험)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최고의 별은 '국보급 센터' 양효진이라고 할 수 있다.
양효진은 지난 2007~2008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의 부름을 받고 프로무대에 데뷔했다.
양효진의 높이는 프로 세계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2009~2010시즌부터 시작해 3년 연속 블로킹상을 휩쓸었다.
3라운드가 진행 중인 이번 시즌에도 양효진은 압도적인 블로킹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13경기(48세트)에 출전해 51개의 블로킹(세트당 1.063개)을 성공시켰다. 1경기를 더 뛴 2위 김희진(IBK기업은행·블로킹 37개·세트당 0.685개)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치다.
이 외에도 속공(2위·48개·성공률 54.67%), 시간차(4위·48개·성공률 56.49%) 등에서 상위권을 달리며 토종 공격수 가운데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여름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한국 여자배구를 세계 4강에 올려놓은 양효진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효진은 "2012년은 특별한 한 해였다"며 "런던올림픽을 치르며 내게 부족한 점과 앞으로 배워나가야 할 점 등을 두루 깨달을 수 있었다. 덕분에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고 지난해를 되돌아 봤다.
뱀띠 해를 맞은 양효진은 "계사년에는 올림픽에서 배웠던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어 더욱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지난 시즌에 비해 팀이 다소 주춤거리고 있지만 아직 시즌이 한창인 만큼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가 우승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팀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외에도 '한국수영의 간판' 박태환과 남녀 스피드스케이팅의 대표주자 모태범(대한항공)과 이상화(서울시청)도 모두 뱀띠 스타다. 박태환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위해 곧 호주로 건너가 전지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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