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후끈 달아올랐다. 김태균(한화)이 2013시즌 연봉으로 전년 대비 동결된 15억원에 도장을 찍었고, 강정호(3억원) 박병호(2억2000만원·이상 넥센) 안치홍(2억원·KIA) 등 거물급 선수들도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이승엽(삼성) 강민호(롯데) 최정(SK) 등도 큰 폭의 연봉 인상이 기대되는 야수들이다.
그렇다면 2013시즌 투수 연봉 1위는 누가 차지하게 될까. 12월 19일 현재 장원삼(4억원·삼성) 윤희상(1억3000만원·SK) 김진우(1억1000만원·KIA) 등이 2013시즌 연봉 계약을 마쳤다. 반면 배영수 오승환(이상 삼성) 윤석민(KIA) 등 거물급 투수들은 아직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았다.
2012시즌 투수 연봉은 김선우(5억5000만원·두산) 정대현(롯데) 김병현(이상 5억원·넥센)이 톱3를 차지했다. 연봉 5억원을 돌파한 투수도 이들 세 명이었다. 류현진(LA 다저스)은 4억3000만원에 그쳤다.
2013시즌 투수 연봉 1위는 삼성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올해 투수 연봉 1위였던 김선우는 2012시즌 6승 9패 평균자책점 4.52로 부진했다. 2013시즌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삭감이 불가피하다. 매년차 최고액 신기록 행진을 벌여오던 류현진도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차지한 삼성의 연봉 협상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삼성의 연봉 협상은 순풍 속에 진행되고 있다. 대다수 선수들이 ‘우승 프리미엄’을 안고 2013시즌 연봉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첫 번째 수혜자는 장원삼이다. 2012시즌 17승 6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한 장원삼은 2012시즌 연봉(1억7500만원) 대비 77.8%가 인상된 4억원에 2013시즌 연봉 계약을 맺었다.
삼성 선수단은 장원삼의 ‘연봉 대박’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배영수와 오승환의 2013시즌 연봉은 초미의 관심사다. 둘은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끈 주역들이라 큰 폭의 연봉 인상이 기대되고 있다. 배영수와 오승환은 2012시즌 연봉으로 각각 4억원과 3억8000만원을 받았다.
배영수는 2012시즌 12승 8패 평균자책점 3.21로 지난 5년간의 부진을 씻었다. 또한 2005년 이후 7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에이스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배영수는 성적뿐 아니라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상징성도 있어 큰 폭의 연봉 인상이 예상된다”라며 배영수의 연봉 대박을 기대해도 좋다는 뜻을 나타냈다.
삼성의 뒷문을 확실히 책임진 오승환의 연봉 인상폭도 관심사다. 오승환은 2012시즌 50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37세이브 평균자책점 1.94를 기록했다. 2011시즌 1승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7로 전년 대비 50% 인상된 3억8000만원에 2012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던 오승환은 2012시즌에도 세이브 1위에 올라 ‘끝판왕’의 위용을 떨쳤다.
특히 2012시즌 종료 후에는 구단의 만류로 해외 진출 의사를 접고 삼성에 잔류했다. 오승환은 해외 진출 문제는 구단의 뜻을 따랐지만 연봉 협상에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도 오승환에게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지난해처럼 50% 인상된 금액을 제시받을 경우 오승환의 2013시즌 연봉은 5억7000만원이다.
KIA 에이스 윤석민도 투수 연봉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윤석민은 2012시즌 연봉으로 3억8000만원을 받았다. 2011시즌 투수 4관왕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며 전년 대비 100% 인상된 금액에 연봉 계약을 체결한 결과다.
윤석민은 2012시즌 9승 8패 평균자책점 3.12로 몸값을 해내지 못했다. 이 정도 성적이면 삭감이 보통이다. 하지만 윤석민은 특별한 경우다. 2013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신분을 획득하기 때문에 ‘FA 프리미엄’이 붙어 연봉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윤석민은 2013시즌 종료 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만약 해외 진출이 실패할 경우 원 소속구단 KIA에 잔류하거나 타 구단으로 FA 이적이 가능하다. 윤석민이 국내 프로야구 타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보상액은 ‘전년도 연봉 300%’ 또는 ‘전년도 연봉 200%+보상선수 1명’이다. 보상액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FA를 앞둔 선수들에게는 큰 폭의 연봉 인상을 선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윤석민의 2013시즌 연봉도 전년 대비 인상될 것이 유력하다.
롯데와 FA 계약을 맺은 정대현(5억원)을 제외하면 김선우와 김병현의 2013시즌 연봉은 삭감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배영수 오승환 윤석민은 연봉 인상이 확실하다. 세 선수들은 각각 ‘우승 프리미엄’과 ‘FA 프리미엄’을 안고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낼 것이다.
2013시즌 ‘투수 연봉 킹’은 누가 될까. 기존 선수들의 수성이냐 새로운 선수들의 탈환이냐.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남신문 기자ihonam@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