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 유재학(49) 울산 모비스 감독이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감독으로 정규리그 400승을 달성했다.
유 감독이 이끄는 모비스는 1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의 65-49로 승리했다.
전·현직을 통틀어 프로농구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유 감독은 이날 승리로 최초로 정규리그 통산 400승째(350패)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전적까지 더하면 426승378패다.
유재학 감독은 "정말 쑥스럽다. 그동안 건강하고 아프지 않아서 연습이랑 시합에 빠지지 않았는데 그런 점에 감사하다"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고맙다. 선수들이 만들어 준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유재학 감독과의 일문일답

-프로농구 최초로 400승 달성한 소감은.

"정말 쑥스럽다. 건강하고 아프지 않아서 연습이랑 시합에 빠지지 않았는데 그런 점에 감사하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고맙다. 선수들이 만들어 준 거나 다름없다."

-원동력은 어디 있다고 보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구단이다. 내가 구단이 시키는 대로 하는 감독이었다면 진작에 그만 뒀을지도 모른다. 정당한 것이냐를 따지고 그 선을 잘 지킨 것 같다. 선수 트레이드나 FA 영입 등을 두고 내 욕심만 차리지 않았고 구단과 얼굴을 붉힌 적도 없다.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을 잘 지킨 것이 감독을 오래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신세기 빅스에서 있던 시절이다. 성적이 꼴찌기도 했지만 뭘 하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서 힘이 들었다. 주위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만 뒀을지도 모른다. 내 농구를 보고 도통 답을 찾을 수 없을 때, '좋은 농구를 하고 있는데 왜 자포자기를 하느냐'는 주위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그때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

-몇 승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나.

"계약기간이 2년 반 남았다. 이후에 그만 두지 않는다고 한다면 재계약 첫 해에 (500승을)했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헹가래를 준비했는데 하지 않은 이유는.

"통합우승 때 하자고 했다. 일단 쑥스러웠다. 400승은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임근배 코치와의 좋은 궁합을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임근배 코치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묵묵히 뒤에서 잘 한다. 모든 행실이나 이런 것들이 조용하고 뒤에서 나를 잘 보필하는 그런 코치다. 인간성이 좋고 그 친구 덕에 아무 일 없이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감독으로서 신조가 있다면.

"신조라고 하기까지 뭐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일반 직장인도 회사에 출근하면 자기일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남아서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 선수도 마찬가지다. 선수가 코트에서 딴생각을 하면 안 된다. 그 시간에 열정을 쏟아야 한다. 모자라면 연습을 해야 하고 열정을 가져야 한다."

-선수 은퇴가 빨랐는데.

"결과적으로 선수 은퇴 빨리 한 게 잘 된 것 같기도 하지만 미련은 남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다면.

"조동현이다. 조동현은 무릎에 연골이 없는데 재활로 극복을 했다. 과거에 무릎 때문에 오랫동안 입원을 해야 하는 때가 있었는데 곧장 야간운동에 가장 먼저 나와서 공을 튀기고 있더라. 열정에 크게 감복했다. 선수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은퇴하거나 하면 선수들은 나에 대해 정 같은 것이 남지 않을 것 같다. 하도 잔소리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유재학 감독 밑에서는 농구 제대로 배웠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런 감독으로 남고 싶고 되고 싶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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