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와 KT의 일방적인 분위기로 흘러가는 듯 했던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은 전라북도와 부영그룹이 13일 통큰 지원과 함께 공식창단을 선언하면서 치열한 2파전 양상을 띄게 됐다.
기업 규모만을 비교하면 KT가 다소 앞서는 모양새다.
KT는 지난해 매출액 2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한 국내 대표 기업이다. 또한 프로농구, 골프, 게임, 사격, 하키 등의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는 노하우도 무시할 수 없다.
전북과 손잡은 부영은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회사로 2011년 기준으로 자산규모 12조5438억원에 재계서열 30위(민간기준 19위), 부채비율 100%미만인 중견 우량기업이다.
규모 차이는 있지만 KT와 부영 모두 프로야구 창단 기업 조건(유동비율 150% 이상, 당기순이익 1000억원 이상)을 충족하기 때문에 야구단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부영은 오히려 "KT는 권한이 미약한 임기제 대표로 투자 결정시까지 여러단계를 거쳐야 하는 약점이 있다"며 "하지만 부영은 강력한 1인 오너십이 가능해 빠른 의사결정으로 확실한 투자능력을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지자체의 후원이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지난달에 열린 창단 공식 발표회에서 수원구장을 2만5000석 규모로 증축 및 리모델링하고 25년간 무상임대키로 했다. 또한 광고·식음료 사업권 보장, 구장 명칭 사용권 부여 및 2군 연습구장·숙소 건립부지 제공 등도 함께 약속하며 힘을 보탰다.
전라북도와 전주·군산·익산·완주 4개 시·군 역시 KT와 손잡은 경기도·수원시보다 한 발 앞선 지원을 약속했다.
전북은 증축 및 리모델링이 아닌 총 사업비 1100억원을 들여 부지 약 6만㎡, 관람석 2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2015년 5월까지 전주에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축 야구장 건립전에는 군산월명야구장을 리모델링해 1군 구장으로 사용하고 익산야구장도 증축해 2군 구장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경기도·수원시와 비슷한 25년간 야구장 무상임대, 야구장 내 부대수익사업에 대한 권리 등도 보장했다.
전북과 부영그룹은 창단 이유 중의 하나로 지역 균형안배를 통한 저변확대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프로 야구 9개 팀 중 수도권 4, 영남권 3, 대전1, 광주 1개로 돼 있는 현 상황에서 수원으로 10구단이 결정될 경우 5개팀이 수도권에 몰리는 심각한 불균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예상보다 전북과 부영그룹이 통큰 지원을 내걸면서 10구단 창단은 생각보다 훨씬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달 말까지 유치신청서를 받은 후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초 10구단 창단기업과 연고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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