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동절기는 그 어느 때보다 전력수요가 증가해 운영 예비력 저하 및 설비 고장에 대비하여 전력그룹사들이 동계 전력수급 위기대응 모의훈련과 유사시 신속대응을 위하여 전력수급 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비상시를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동절기 최대수요가 2010년 7,467만KW, 2011년 7,725만KW, 2012년 7,913만KW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나, 동계전력 예비율은 2010년 3.2%, 2011년 2.8%, 2012년 1.6%로 매우 낮은 상황이다.
매년 반복되는 이러한 현상을 과연 전력공급능력 확대로만 해결할 수 있을까?
올해 한전은 매년 반복되는 적자를 보완하고 원활한 전력수급 등을 고려하여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기요금을 4.9% 인상하였다. 이것은 금년도 총괄원가를 보상하기 위한 필요인상률 16.8%에 못미치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한전은 자구책으로 경영효율화를 통해 연평균 1.4조원의 원가절감을 시행하여 매년 4%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고 있고, 2012년도에는 구매조달부문 혁신, 기술 신공법 도입, 프로세스 개선 등을 통하여 1조원 이상을 절감하는 등 자구노력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으나, 자구 노력만으로는 현재의 난국을 타개해 나가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전은 에너지 생산만이 아닌 글로벌 녹색전력시장에서 First Mover로 도약하기 위해 신규 전력설비(발전소, 송배전 건설) 등에 향후 4년간(2012년~2015년)에 연평균 15조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전력 예비율을 높이고 , 미래 성장 동력인 Smart Grid,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도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투자재원이 부족하여 현실적으로 지원이 힘든 실정이다.
그리고 현재 원가미만의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해 해마다 증가하는 한전의 부채와 이자비용은 결국 미래세대가 갚아야 하는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되고 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전기요금이 싸다 보니 절약은커녕 비싼 경유나 등유 대신 전기를 대체 소비하는 현상이 심화되어, 효율이 높은 1차 에너지에서 효율이 낮은 2차 에너지로 소비가 전환되고 있다. 이로 인한 국가적 손실액이 연간 약 1조원에 달한다고 KDI에서 추산하고 있으며, 에너지 다소비구조가 고착화되어 GDP 대비 전력소비량은 OECD 평균 약 2배 수준으로서 후진국형 에너지 소비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또한, 에너지 과소비로 CO2 배출량이 세계 최고수준에 이르는 등 원가 미만의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해 많은 역소비 현상이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왜 이같은 문제가 생긴 것일까?
문제의 원인은 연료를 100% 수입에 의존하지만 요금은 가장 저렴한 기형적인 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하겠다. 현재 국가별 종합 판매 단가를 비교했을 때 2010년 기준 우리나라를 100으로 놓았을 때 일본은 256, 미국은 130, 프랑스는 149, 영국은 189라 한다.
 또 하나의 요인은 산업용 전기요금의 비현실성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의 경우 적자기업인 한전이 수많은 흑자 대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2010년 원가 부족액 4.4조원 중 약 35%(1.5조원)를 산업용(을)이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전기소비 비중을 보면, 2010년 기준으로 산업용(광업, 제조업)이 53.6%, 일반용(영업용)이 22.4%, 주택용(주거용)이 14.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판매수익은 산업용이 약50%, 일반용이 약25%, 주택용이 약21%로 전기요금 할인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기요금 종별 평균 판매지수(100)가 주택용은 134.5이고, 일반용(공공, 영업용)은 111.5인 반면 산업용은 89.5로 대다수 국민은 전기요금을 11.5~34.5%의 비율만큼 더 내고 기업은 10.5% 정도 덜 내는 구조로 30개 대기업 그룹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요금을 할인받은 금액은 약 3조8,000억 원이다.
그렇다면 반복되는 전기요금의 악순환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먼저 국민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재이자 국가경쟁력의 한축인 전기에 대한 절약이 생활화 되어야 하고 또한 전기요금 현실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 기업에서도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에 맞게 수용하여 적극 동참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전기의 주체인 한전은 공기업으로서 국민에게 양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고, 친환경 대체에너지 등을 개발하여 전력위기에 대응하고,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면 국민에게 최소한의 짐을 지울 수 있도록 요금 현실화의 당위성을 적극 홍보하여 이해를 높이는 등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겪고 있는 전력위기는 전력수요 증가와 공급능력 위축으로 이어지고, 수요ㆍ공급 간 불균형은 대형정전을 유발 할 수 있어, 국민 모두가 바라는 전력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전기요금의 현실화가 이루어져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건전한 전력소비 문화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한전KPS(주) 광주송변전지사장 서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