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도 삼성 오승환-안지만-권혁과 같은 불펜 필승조가 탄생할 수 있을까.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45일간의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마친 KIA 선수단이 2012시즌의 부진을 만회하고 희망찬 2013시즌을 향한 첫 걸음을 뗏다. KIA는 마무리캠프 도중 FA로 영입한 외야수 김주찬의 보상선수로 불펜투수 홍성민을 롯데에 내줬다. 출혈은 컸다. 하지만 2013시즌 탄탄한 불펜진을 완성하겠다는 KIA의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일단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 중인 한기주는 공을 제대로 던지기 전까지는 전력외로 분류된다. 2012시즌 내내 KIA를 괴롭혔던 마무리투수 보직은 김진우 또는 외국인선수에게 맡길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불펜은 박지훈 박경태 진해수 유동훈 한승혁 등이 책임진다.
박지훈은 선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유망주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2012시즌 KIA에 입단해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배짱투’로 차세대 마무리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2시즌 50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38로 KIA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선 감독은 이런 박지훈에 대해 “팀 내에서의 위치는 오승환급”이라고 칭찬했다. 오승환과 직접적인 비교는 아직 무리지만 그만큼 KIA 불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믿음직한 투수라는 것이 선 감독의 설명이다.
박지훈은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체력 강화와 직구 위력 살리기에 주력했다. 2012시즌 활약을 통해 프로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획득했지만 후반기 들어 체력이 떨어진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또한 선 감독으로부터 “직구 위력이 살아나야 다른 구종의 힘도 강해진다”라는 조언을 받은 뒤로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고 있다.
박경태와 진해수는 왼손 불펜투수로 활약한다. 둘은 2012시즌 나란히 부진했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왼손투수 심동섭이 내년 1월 군입대를 앞두고 있어 박경태의 진해수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FA 계약을 맺고 재기를 다짐한 유동훈, 팔꿈치 수술 후유증을 완전히 털어내고 1군 무대 경험을 쌓은 한승혁도 2013시즌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KIA의 4강 진입 열쇠는 불펜이 쥐고 있다. 2012시즌 선발진의 평균자책점(3.43)은 리그에서 가장 좋았지만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4.82로 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불펜진의 난조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강도 높은 마무리캠프를 통해 선수단의 체력 강화에 성공한 KIA는 2013시즌 4강 재진입을 위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뀄다. 이제 내년 스프링캠프를 통해 2013시즌의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KIA의 최우선 과제는 강력한 불펜진 완성이다.
선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 오승환-안지만-권혁을 리그 최고의 불펜 필승조로 키워낸 경험을 KIA에서도 되풀이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부상에서 돌아올 한기주를 비롯해 박지훈 박경태 진해수 한승혁 등 젊은 투수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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