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가 27일 대졸 신인 투수 송정현(23)과 베테랑 타자 장성호(35)를 맞바꾸는 깜짝 트레이드를 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양 쪽 모두 현장에서 원한 것이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김주찬, 홍성흔을 모두 놓친 롯데는 공격력 강화를 위해 장성호를 원했다.
송정현은 신인이지만 새롭게 한화 지휘봉을 잡은 김응용(71) 감독이 눈여겨본 선수였다.
롯데는 장성호 영입으로 김주찬, 홍성흔의 이탈로 생긴 타선 공백을 조금이나마 메울 수 있게 됐다.
이번 겨울은 롯데에 혹독했다. 롯데는 한꺼번에 FA로 풀린 타선의 주축 두 명을 잡기 위해 애를 썼지만 김주찬은 KIA 타이거즈로 떠났고, 홍성흔은 두산 베어스로 복귀했다.
2004년부터 올해까지 2007년, 2011년을 제외하고 30도루 이상씩을 성공했던 김주찬과 2009년 이적 후 매년 60타점 이상씩을 해주던 홍성흔의 이탈은 롯데에는 너무 큰 공백이었다. 홍성흔은 롯데 타선의 정신적 지주 역할도 했던 터였다.
롯데가 장성호를 원한 것은 이같은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였다. 롯데 김시진(54) 감독은 홍성흔이 하던 역할을 원하고 있다.
김시진 감독은 "기존 선수들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지만 그래도 득점력 부분을 보강해야 했다. 하나라도 보충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한화에 장성호 이야기를 꺼냈더니 송정현을 원했다. 마침 카드가 잘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장성호의 나이가 많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나이는 홍성흔이 더 많다"며 "장성호는 최소 70타점 이상을 쳐줄 수 있는 타자다. 우리는 1루에 박종윤이라는 젊은 선수도 있다. 1루수로 나설 때도 있겠지만 주로 지명타자로 기용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장성호가 타선의 정신적인 구심점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면서 "장성호에게 홍성흔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기대를 걸었다.
1루수 자원이 다소 많은 한화는 마운드 보강을 택했다.
지난 시즌 한화의 1루수와 지명타자는 김태균과 장성호가 번갈아 맡았다. 여기에 김태완이 제대한다.
이런 가운데 롯데가 장성호를 원하자 한화는 송정현을 데려왔다. 미래를 바라본 선택이다. 송정현은 김응용 감독이 눈여겨보던 선수다.
장성호는 맞히는 능력이 뛰어난 베테랑 타자이지만 지난해와 올해 어깨수술을 받는 등 몸이 건강하지만은 않다. 2009년부터 타율 3할을 넘긴 적이 없다. 올해에도 타율 0.263에 머물렀다.
김응용 감독은 "장성호를 데리고 있기보다 송정현이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3년 전부터 눈여겨봤던 선수"라고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의 이름값만 보면 우리가 손해보는 트레이드겠지만 미래를 보고 선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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